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 사무장 Apr 04. 2022

4개월 만에 다시 펜을 잡다

133일 만의 글쓰기

명색이 작가라는 놈이 글을 안 쓴 지 무려 133일이나 지났다.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했다.


돈이었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작가들이 글쓰기를 중단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혼신의 힘을 다해 창작물을 만들어도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는 압박감이 그들을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으리라.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생활비를 벌고자 지원한 임시 선별 진료소에서 예상치 못하게 합격을 통보받고 난생처음 2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받아보았고, 계약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오미크론에 감염되어 한 달 가까이 고생하기도 했으며, 그로 인해 살이 5kg나 빠지고 체력이 급 저하되어 가정에서 의도치 않은 민폐(?) 덩어리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받아도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80만 원은 나에겐 엄청난 액수의 돈이다. 하지만 그 돈을 벌기 위해 나의 하루를, 나의 일주일을, 나의 한 달을, 즉 내 시간을 다 갈아 넣어야만 했다.



확실히 나는 돈보다는 시간과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어떠한 사명감이나 흥미, 즐거움과 보람도 없이 단지 돈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삶은 죽어있는 삶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더더욱 느낀다.



나는 당장 돈을 벌지 못해도 글을 써야만 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니까.



앞으로 다시는 생활고로 글쓰기를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현재 내가 글로써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시도해보려 한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아니,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란 말이 있듯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여정에 걸맞은 새로운 필명(筆名)으로 '강 사무장'이란 닉네임을 지어보았다. 강 작가, 강 사장, 강 선생 등은 너무 흔하니 나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름으로 '사무장'을 선택했다.



지금은 아무도 날 알아보는 사람이 없지만, 언젠가 독자에게 "사무장님 아니세요?"란 말을 들어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여전히 나는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사람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가의 이전글 날씨가 추워졌다 준비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