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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반그리너 Oct 01. 2021

새벽에 일어나게 만드는 사소한 힘, 인증샷

알람시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나는 7월부터 새벽 기상을 하고 있다. 초반에는 5시를 목표로 하다가 두 달 차부터 좀더 여유 있는 아침을 위해 시간을 20분 정도 당겼다. 처음에는 휴대전화에 알람을 맞춰둔채 머리맡에 두고 잤는데 요즘엔 알람이 필요 없어지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 기상을 습관으로 만든 지 3개월 정도 되니 눈이 저절로 떠지는 시간은 4시 반 언저리. 일정이 늦어져서 조금 늦게 자더라도 자는 시간에 상관없이 이 시간쯤 되면 몸의 시계가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습관의 힘은 대단하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설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도 새벽에 일어나는 워킹맘이다. 그녀 또한 알람시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알람을 설정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고 침실로 들어가지 않는다.


알람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녀는 '알람(alarm)'이라는 단어 뜻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했다. alarm이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불안이나 공포.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것, 또 다른 뜻은 그런 상황을 알려주는 경보나 경고 신호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알람이 울린다는 것은 지금 뭔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일 텐데 매일 하루를 이 알람으로 시작한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몸에 긴장과 불안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Pixabay


처음 새벽 기상을 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잠에서 깨어나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는 나의 정신을 번쩍이게 만드는 것은 알람시계가 아닌 인증샷이다. 좀 웃긴 얘기지만 그걸 찍어서 카페와 블로그에 올려야 새벽 기상했다는 것을 인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을 안 했으면 그럼 난 안 일어난 건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새벽 기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그 걸을 타인에게 공표함으로써 내 새벽 기상의 의미를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배경으로 찍는 인증샷. 꾸준히 뭔가를 하고 있다는 시각적 기록은 분명히 알람보다 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에 깔려있는 타임스탬프 앱을 열고 작은 방으로 건너가 창문을 열고 저 건너편 오래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서울의 충현동 풍경을 찍는 것이 가장 먼저 하는 루틴이 됐다. 처음에는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찍었는데 이것이 새벽 기상의 중요한 비결이 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진화하는 새벽기상 인증샷

하루의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선 인증샷도 심혈을 기울여 찍게 된다. 처음에는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찍다가 아파트 건물이 보기 싫어 지금은 느낌 있는 동네를 배경으로,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다 느낌 있는 분위기를 내려 포커스를 약간 빗나가게도 해본다. 그렇게 내 새벽 루틴도, 인증샷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첫째, 새벽 기상을 위해 알람시계가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새벽을 너무 갑자기 깨워버리는 알람 소리보다, 스스로 몸에 새겨진 시계로 일어날 수 있도록 습관을 잘 구축하는 것이 새벽 기상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둘째, 알람시계 대신 몸과 정신을 깨울 수 있는 자신만의 루틴을 정해보자. 물 한잔 마시기, 양치하기, 또는 오일풀링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셋째, 특정 시간에 특정 풍경을 배경으로 인증숏을 찍는걸 첫 루틴으로 만들어보자. 새벽 기상도 잘 되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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