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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반그리너 Sep 25. 2021

잘 일어나려면 잘 자야 한다

새벽시간도 새로 설계했듯이, 잠들기 전 시간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모든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퇴근해서 잠들기까지 전쟁터가 따로 없다. 나의 경우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시간은 대략 저녁 8시에서 8시 반 정도. 집에 도착 후 잠드는 10시 반까지 밥 먹고 씻고 씻기고 숙제 봐주고 책 읽어주고 청소하고 등등 to do list를 해치우느라 눈코 뜰 새 없다. 더구나 새벽 기상 초반엔 다음 날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까지 더해져 심적 부담이 갈수록 커졌.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은 좋았는데 문제는 아이에게까지 채근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새벽 기상 목적 자체가 나 자신과 가족의 행복인데 이건 뭔가 잘못된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책을 읽어주다 횡설수설한  채 잠이 들었는데 그런 엄마를 보고 다섯 살 딸이 말없이 불을 꺼주었다. 아이의 기억 속엔 엄마와의 독서시간이 즐거웠을 리 없었 것이다. 나 또한 의무감에 책을 읽는 것일 뿐 그로 인해 아이와의 교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새벽시간을 새로 설계했듯이 잠들기 전 시간도 리모델링이 필요했다. <미라클 모닝>의 저자에 따르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릿속을 맴도는 첫 번째 생각은 대개 잠들기 전에 했던 마지막 생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주로 자기 전에 해왔던 생각들은 무엇이었을까. 미처 못 마친 아이들 숙제 생각에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새벽 기상에 대한 압박까지,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서 마구 뒤엉킨 채 꿈속을 헤맸을 것이다.


출처: Pixabay


잘 일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단 자야 했다. 자기 전 한두 시간을 알차게 보낸 후 행복한 기억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자야 했다. 마치 학창 시절 소풍 가기 전이나 여행 가기 전날 밤처럼, 내일에 대한 설렘과 계획들을 머릿속에 간직한 채 잠이 들고 싶었다. 무겁고 복잡한 생각들을 잊기 위한 도피처로 잠을 자는 게 아닌, 하루를 행복하게 마감한 후 내일에 대한 설렘을 잔뜩 안고 꿈나라로 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자기 전 정해진 시간을 가장 중요한 일에 효율적으로 써야 했다. 마음 같아선 반신욕을 한 후 명상을 하며 하루를 되돌아고 싶지만, 욕실에 욕조도 없을뿐더러ㅠㅠ 그런 시간은  아직 내게 사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이들과 책 읽으며 대화하는 시간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정한 목표는 밤 9시부터 10시까지 아이들과 책을 읽고 수다 떨며 잠들기. 한 시간 남짓한 이 황금시간을 아이들과 제대로 보내기 위해 다른 것들은 포기하거나 조정이 불가피했다. 식단을 조절해 아침과 점심을 양껏 먹고 저녁은 회사에서 미리 준비한 간식들로 대체하기로 했다. 집에서 저녁을 먹는 시간을 아침으로 돌리는 대신 그 시간에 아이들과 씻기로 했다. 식단관리도 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도 확보하는 일타 쌍피 전략이다. ㅋㅋㅋ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조명을 바꾸고 아이들과 침대에 눕는다. 책은 아이가 골라오는 대로, 읽고 싶은 만큼 원 없이 다 읽어주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은 절대로 방에 가져가지 않는다는 거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전에 그날의 숙제를 끝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하고, 아이들을 9시까지 침대로 유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발생한 그날의 감정 쓰레기들을 집에까지 끌어들이지 않는 강한 멘털이 필요한데...)


출처: Pixabay


첫째, 새벽 기상만큼 자기 전 시간도 중요하다. 자기 전 시간을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만든다.


둘째, 목욕 혹은 반신욕 후 가장 편안한 잠옷을 입어 나의 신체적인 상태를 최적화한다.


셋째, 내일 새벽시간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잠들어보도록 하자.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다음 날 해야 할 것들을 떠올리며 잠들던 것처럼.




#새벽기상 #미라클모닝 #미라클나이트 #엄마의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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