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난다면 몇 시에 일어나는 게 좋을까.
정답은 없겠지만, 여유 있는 새벽 라이프를 즐기려면 일상생활 시작 전 최소 3시간 정도는 확보하는 게 좋다. 나는 출근을 위해 보통 오전 8시 집을 나서니 새벽 5시엔 일어나야 3시간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7시부터는 출근 준비하고 조간 보고 전날 저녁 뉴스를 모니터링해야 했다. 그렇게 따지면 정말 나를 위한 새벽시간은 두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나의 기상 시간은 점점 당겨졌다. 초반엔 5시 기상했는데 (말도 안 되게) 점점 시간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져서 기상 시간을 30분 정도 당겼다. 5시 일어나 잠 깨느라 부스럭거리다 보면 5시 반을 훌쩍 넘어서고 커피 내리고 어쩌다 보면 6시. 어영부영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평상시 한두 시간 허비하는 건 괜찮은데 나를 위해 이 시간이 온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1~2분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4시 반쯤 일어나 여유롭게 잠 깨고 명상하는 시간을 갖고, 5시엔 공식적인(?) 새벽 일정을 시작하도록 세팅했다.
출처: Pixabay 4시 반~5시 = 새벽 인증샷 찍고 명상
5시~5시 30분 = 약 먹기, 커피 내리기, 청소하기
5시 30분~6시 = 책 읽기
6시~6시 반 = 플랭크, 매일 홈트
6시 반~ 7시 = 실내 자전거 타기
7시~8시 = 출근 준비, 조간 읽기, 방송뉴스 리뷰
지난 두 달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된 나의 새벽 일정이다. 초반엔 뭘 해야 할지 몰라 책만 읽다가 끝난 적도 있고,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욕심 내다가 큰 소득 없이 새벽시간을 날린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잠만 잤으면 내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일정이 30분 간격으로 짜여 있다는 점이다. 집중력이 부족한 내게 어떤 한 가지 일을 가장 몰입해 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특히 책을 읽을 때는 타이머를 30분에 맞춰 최대한 집중해 독서하려고 했다. 물론 책을 멈출 수가 없으면 운동시간을 줄이고 책을 더 읽기도 한다. 매일 책을 읽는다면서 고작 하루 30분이라고?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몰입 독서를 통해 7월부터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1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의 권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독서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지난 10년 동안 책을 멀리했던 걸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나름 만족스러운 새벽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습관 어플 덕분이기도 했다. 마치 의식을 치르듯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명상하고, 약 복용하고, 청소하고, 커피 내리고, 책 읽고, 플랭크하고, 홈트 하고, 자전거 타는 일정을 몸에 익히기까지 습관 앱이 큰 도움을 줬다.
이렇게 적고 보니 인간이 아닌 로봇이 명령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초반에는 이렇게 매일 꾸준히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새벽 루틴이 내 몸에 조금씩 새겨지고 익숙해진다. 우리 몸은 마음이 지배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습관을 만드는 데 여러 번 실패해본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몸에 새겨진 행동만큼 자신을 통제하고 꾸준히 지속해 나갈 강력한 무기는 없다.
새벽 기상을 일시적인 도전이 아닌 평생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면 초반에는 나만의 리츄얼을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해야 한다.
여유 있는 새벽 라이프를 만들고 싶다면
일상생활을 시작하기 최소 3시간 전에는 일어나자.
시간대를 나눠 매일 규칙적인 일정을 수행하자.
나만의 리츄얼을 반복해 습관을 몸에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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