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무게를 던져버리기.
어둠과 우울함이 내 글의 동력이 되었다는 것,
슬픔에 빠져들 때마다 글이 잘 써졌다는 것.
어두운 감정들을 글로 승화시키는 것은 좋지만, 글을 욕심내어 어둠속으로 빠져드는 일은 나의 영혼을 상하게 하는 일이었다. 알면서도, 알면서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나의 편협한 욕심 때문이었으리라.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자아의 무게'가 무겁다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 '자아의 무게.' 그만큼 적절한 이야기가 있을까? 나는 평생 내가 가진 자아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사람처럼 학창시절 내내 내 자아 안에 갇혀있었고, 굉장히 많은 글들이 저절로 써졌다. 그러나 무거운 자아에 짓눌린 그 때의 삶은 성취감은 있었으나,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성취가 곧 행복이라 느끼겠지만, 자아의 무게를 지고 만들어낸 결과물은 말그대로 내가 진 자아의 무게값이었기에 가볍지도, 편하지도, 기쁘지도 않았다. 한없이 가벼웠던 자아의 어둠이 다시 드리워지자, 나는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한다. 다시 자아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볼까? 허나, 그럴 수 없는 것은 내가 어느 쪽에 서 있어야 기쁜지 이미 알기 때문이다. 나밖에 모르는 나를 위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생각한다. '사랑'은 누구보다 무거운 우울을 지고있는, 슬픔을 길로 만들어 걸어가려는 내 눈물자국들 위에 그들의 알록달록한 자아를 잘라 따뜻한 봄꽃잎으로 덮어 꽃길로 걸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란 것을 알았다. 그들의 사랑을 배반할 수 있는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곧, 내가 즐거워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내가 기뻐하는 것이 사랑의 바람이라면, 나를 숨쉬게 하는 사랑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자아의 무게와 글을 뒤바꾸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나를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을 택하는 것이 곧 나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리라. 울더라도, 슬퍼하더라도 뒤틀린 글을 쓰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어둠에서 빛으로 옮겨진 자아대로 생각하고 살고 쓰리라. 성취를 위해 나를 버리지 않고, 건강한 나를 위해 성취하리라. 그것이 무엇이든, 꾸준히 하리라. 잘 되든 되지 않든, 세상을 조금은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들을 따뜻하게 쓰다듬을 수 있는 글을 쓰리라 다짐한다.
이 세상과 나를 사랑하는 글을 써보자. 잘 안 되고, 투박하더라도. 어떠한 성취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사랑을 성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