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통합적 인식
본초-방제-임상의 연결고리는 'compound(약리활성물질)'이다. 본초-방제의 연결고리는 약물배합에 따른 효능의 벡터(vector)이다. 여기에서 vector란 물리학, 수학의 개념으로 힘의 크기와 방향을 나타낸다. 이 개념을 약물 효능의 방향과 크기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차용하였다.
즉, 약물의 배합에 따라 효과가 증가하기도 하지만 상쇄되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는 상수(相須), 상사(相使), 상오(相惡), 상외(相畏), 상반(相反), 상쇄(相殺) 등의 원리가 있다.
상수(相須)는 효능이 비슷한 두 가지 약물을 같이 사용하여 효력을 더욱 높이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맥문동과 현삼을 같이 사용하면 폐의 기운을 강화하고 음을 기르는 효과가 더욱 강해진다.
상사(相使)는 효능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약물을 같이 사용하여 서로의 효력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황련을 대황과 함께 쓰면 황련이 열을 식히고 화를 내리는 작용이 강화된다.
상오(相惡)는 한 약물이 다른 약물의 치료효과를 견제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건강을 사용할 때 황련이 같이 있으면 속을 덥혀 찬 기운을 흩어지게 하는 건강의 효능을
황련이 줄어들게 만든다.
상외(相畏)는 두 약물을 같이 사용했을 때 한 약물의 작용이 다른 약물에 의해 억제를 받아 강렬한 성질이나 독성이 감소되거나 없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갈화나 갈근을 술과 함께 사용하면 술의 강렬한 성질을 다 누그러뜨리게 된다.
상쇄(相殺)는 한 약물이 다른 약물의 독성을 사라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유황에 행인을 함께 쓰면 유황의 중독반응을 감소시킨다.
약물 효능의 크기와 방향이라는 면에서 볼 때, 상수와 상사는 같이 사용함으로써 개별로 사용할 때보다 효능이 더 커진다. 반면, 상오, 상외, 상반, 상쇄는 각각 사용하였을 때 보다 약물의 효능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다만 상외나 상쇄는 강렬한 작용을 완화시키거나 부작용을 없애는 치료적인 효과가 있는 것이다.
방제와 임상의 연결고리는 개별 약물(본초)의 약리활성 물질(compound)이다.
인체에서 작용하는 것은 개별 본초 속에 함유된 치료효과를 가진 성분인 것이다.
이것이 체내에서 작용한다는 것은 목적세포에 적절하게 전달되어야만 한다
(bioavailibility, 생체이용률).
즉, 한약을 복용하면 체내의 흡수(absortion),분포(ditribution),대사(metabolism),배설(elimination)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약물이 체내로 잘 흡수되어야 하며, 목적 장기로 잘 전달되어야 한다. 간에서 대사 되어 효능이 감소되거나 체내에서 작용되지 않고 배설되어 버리면 투여된 약물보다 실제 작용하는 약물의 농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간에 있는 효소나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방제를 구성하는 개별 본초가) 최종적으로 체내의 타깃 세포 내로 잘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