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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un 24. 2024

실과 허

"정학(正學)을 붙든다는 것은 사실은 자랑하려는 마음 때문이었고, 사설(邪說)을 배척한다는 것은 사실은 이기려는 마음 때문이었으며, 인(仁)으로 세상을 구제한다는 것은 사실은 권력 욕심 때문이었고, 몸을 보존한다는 명철(明哲)은 사실은 이기심 때문이었다. 그래서 온 세상이 거침없이 나날이 허(虛)로만 치닫게 되었다."


홍대용의 《의산문답(醫山問答)》에서 허자(虛者)가 “주공(周公)과 공자의 업(業)을 높이고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말을 익혀서 정학(正學)을 붙들고, 사설(邪說)을 물리치며, 인(仁)으로 세상을 구제하고, 명철함으로써 몸을 보전하는 이러한 자가 유문(儒門)에서 말하는 현자입니다.”라고 하자, 실옹(實翁)이 고개를 치켜들고 웃으면서 대답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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