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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카기 May 30. 2023

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사막에서 살던 그들이 집으로 들어와 우리 무릎에 어깨를 내주며 웅크리고 누웠을 때부터 그들이 우리의 이웃이 아닌 적이 없었다.


눈빛으로는 우리의 마음을 녹이고 날카로운 발톱은 갈고닦아 우리를 지켜주는 것에 사용하며 우리 곁을 지켰다. 덕분에 짧게 신으로 추앙받기도 했지만 만사를 귀찮아하는 성격에 세계 정복을 꿈꾸지도 않았다.


그냥 우리들의 이웃으로 만족했다. 그러다 영문도 모르고 중세 시대 마녀의 상징으로 전락했을 때도. 산업화가 시작되어 천덕꾸러기 신세로 길로 내쳐졌을 때도. 생식 능력을 거세당하고 귀를 잘렸을 때도. 온갖 편견과 오해의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더라도. 그들은 우리를 떠날 생각이 없다.  


삶아져 우리에게 먹혀도. 달궈진 쇠꼬챙이에 찔려서 죽어도. 목이 잘려 죽어도. 산 채로 땅에 묻혀 죽어도. 달리는 차에 엄마와 형제가 눈앞에서 치여 죽어도.


우리 밖에 모르는 바보 같은 스토커처럼 우리의 이웃으로 살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밖에 모르는 이 가여운 이웃을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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