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노인전문요양원 가까이 안양예술공원이 있고, 이어지는 관악산둘레길도..
안양노인전문 요양원도 2025년 12월, 구주(救主) 맞이 준비를 이미 마쳤다.
이렇게 또 한 해가 져 물어간다.
어머니도 지난 2월 말에 이곳에 입주하셨으니, 어느새 9개월을 꽉 채우셨다.
처음 2~3달간은, 자꾸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시더니, 어느새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하시면서 얼굴도 편안해 보이니 다행이다. 당신도 이곳에서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알뜰살뜰한 돌봄 받고 계심을 인지하고 계신 듯하다.
최근엔 셋째 아들도 급 노쇠해 가는 신체적 변화를 겪고 있으니, 엄니도 아들도 흐르는 세월 따라 점점 빨리 늙어가는 이치야 우리 힘으론 어쩔 수 없다.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이 겪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어느 누가 피해 가겠는가?
어머니는 점점 더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나마 잘하시던 동작도 무디어지거나, 그 폭과 반경이 작아지고 있다.
전보다 크게 나빠지신 상황은 아니지만, 노화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98세 되시니 이도 역시 자연의 이치라고 생각해야 하나!
갈수록 기력이 떨어지고, 이번엔 "골이 아파! 골이."라고 하소연하신다. '머리'도 아닌 '골'이라는 말이 더 직접적인 통증으로 전달된다. 적어도 내겐. 음식물 넘기시는 것도 예전보다 힘드신 듯 얼굴은 자꾸 찡그리시는데, 입은 "맛있다. 맛있어."라고 말씀하시니, 이도 안타깝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도 크게 나빠지거나 달라진 건 없어 보이고, 요양원 측에서도 잘 드시고 잘 주무시는 편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안양노인전문 요양원은 가까이 안양예술공원이 있고, 이어지는 관악산 둘레길도 유명한 곳이다.
예술공원 입구 왼쪽에 있는 김중업 건축 박물관에서는 늘 기획전이 열리곤 했다.
3년 전 안양 살 때만 해도, 안양예술공원은 산책을 즐기며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 몇 년 사이 우리 부부도 점점 더 늙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고, 이젠 100세를 바라보는 노모 찾아뵙는 장소로 각인되어 버렸다. 안양노인전문 요양원에 처음 노모를 모셨을 땐, 간병을 다른 이들에게 맡겼다는 마음의 불편함이 있었다면, 이제는 이곳 종사자분들의 전문적인 손길의 필요성을 인지하면서 노모나 가족 모두들 안도함을 지니게 되었다.
안양노인전문 요양원은 주위 환경이 자연친화적이며, 주차장 시설도 넉넉해서 찾을 때마다 편했다.
일단 요양원 면회는 사전 신청이며, 이때 날짜와 시간을 조율한다.
보호자 방문이 많을 때는 기본 20~30분 면회시간이 주워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40~50분 정도의 만남도 가능하다. 이번엔 일요일 오후 방문이어서, 노모와 40~50분간 넉넉한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당연히 점점 쇠약해지는 노모의 얼굴을 마주하고 돌아서는 길이 흥겨울 수는 없었다.
예전에 즐겨 찾던 안양예술공원의 아름다운 풍경도 그냥 스산한 초겨울 날씨였을 뿐이다.
안양예술공원을 뒤로하고 공원 입구를 벗어났다.
오늘은, 혼자 조용히 앉아 끄적거리다 보니, 모두가 지금보다 건강했던 몇 년 전이 아득한 옛 기억처럼 천천히 되돌아 걸어 나온다. 안양예술공원의 아름답던 풍경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