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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울산 여행

대한민국 최초 호위함인 '울산함' 승선체험

대형 구축함도 선체 내부는 좁고 복잡해서, 미로 속을 헤매다 나온 느낌

by Someday

'울산함'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 있는 '고래 생태체험관' 바로 뒤쪽, 울산항 앞에 세워져 있다.

항구로 드나드는 대형 선박들은 미끄러지듯 바다 위를 스쳐가고, 울산함으로 걸어가는 우리는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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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타령'비 뒤로 보이는 울산함 함교부분 / 장생포 고래 생태체험관 옆쪽 벽


장생포 '고래 생태체험관'에서 '울산함'으로 걸어가는 짧은 시간 울산항 풍경


울산함 승선 및 관람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매표소에서 한꺼번에 구입한 입장표를 울산함 매표소에서 보여주고, 확인 체크만 받으면 된다.

관람시간: 09:00~18:00

매표시간: 09:00~17:30 (휴관일 매주 월요일·설·추석 당일)

관람료: 울산함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개인 1천 원, 단체 8백 원 /1인 (울산시민과 경로우대 있음)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왼쪽으로 울산함 해군복 체험 부츠가 보인다.




울산함의 위용

2천 톤 급 대형 전투함의 위용

울산함은 대한민국 최초의 호위함으로 1980년 진수하여 2014년 퇴역한 노장이다.

지금, 울산함이 서 있는 이곳은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내 울산항 가장 뒤쪽이다.



울산함은 34년간 우리 영해를 수호하며 치열한 삶을 살다, 11년 전 폐선이 되었어도 여전히 그 위용이 대단해 보였다.

울산함은 함정의 설계와 건조 모두 우리 기술과 자본으로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호위함으로, 우리 함정 건조 기술에 한 획을 그었다. 구축함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우리 바다를 수호한 해군의 주력함이었다. 수많은 훈련과 작전 임무를 수행하면서 해양안보 강화와 자주국방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호위함은 항모 기동부대나 각종 함대, 선단, 선박 등을 적의 대공이나 대함, 대잠 공격으로부터 경계하고 방어하는 모든 군함이 포함되지만, 좁게 보면 주로 선박(수송, 상륙작전용)이나 선단과 행동을 함께 하면서 함선의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이다.



이날, 울산함에는 우리 부부 외 관람객이 한 명도 없었다.

입장표를 체크하던 안내인도 저만치 떨어진 매표소 입구에 한 분이 있었는데, 일단 울산함에 오르면 이도 바다와 육지만큼 먼 거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날씨도 음침하고 바닷바람도 거칠던 날, 하필 대형 전투함 폐선에 오르다 보니 뭔가 으스스 한 기분이 들었다. 철 계단을 오를 때부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계단 손잡이를 잡고도 휘청거렸다.



울산함 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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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입구

울산함 입구 / 울산함에 들어가서 바라본 울산항 풍경

막상 선실로 들어서니, 선체 좁은 통로를 지나려면 사람이 많아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꼼꼼하게 둘러보긴 좋은 날이었다. 이런 심술궂은 날씨에 거대한 선박 안에 우리밖에 없다는 것이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우리가 언제 이런 대형 전투함에 올라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겠는가!


1층 갑판 설명 / 울산함 안내 / 관람 환영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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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엔진 방식 / 후부장교 침실

군함정이었던 울산함은 당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대부분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 작전에 사용된 시설물이 그대로 남아있다. 계단의 경사가 급하고, 선체 통로가 좁아 우리 같은 일반인이 관람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심하고 걷다 보면 걸려 넘어지거나 튀어나온 돌출물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스스로 안전에 유의하며 표시된 화살표의 동선을 따라가며 관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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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주갑판으로 가는 쪽 / 1층 출입금지 구역, 왼쪽 제독소출구, 가운데 상비 탄약고

1층 출입금지 장소인 탄약고 아래로, 지하 1층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울산함 지하 1층

지하 1층엔 승조원 침실, 의무실(건강상담실), 사병식당을 개조한 해군 역사 전시실인 '울산함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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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 의무실

의무실은 함 내 장병들의 간단한 응급치료를 담당하며, 장병들의 건강상담을 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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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함각 / 침실에서 자고 있는 군인 마네킹과 사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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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울산함 지하층 통로 / 모두 닫혀있는 통로 옆 문들

관람객들은 열려 있는 문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열린 육중한 문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울산함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곳은 사병식당이었던 곳으로 지금은 해군역사 전시실로 울산함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울산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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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았던 곳을 다시 돌아 나와, 1층 주갑판으로 올라간다.



울산함 1층

전투구호소와 71포 상비 탄약고 쪽을 먼저 둘러보고, 원상사 식당부터 함수 방향을 바꿔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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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주갑판 안내 / 함수 방향쪽 먼 앞으로 보이는 상비탄약고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원상사 식당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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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포 상비탄약고 / 울산함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76mm 주포의 탄약을 장전하는 71포 상비탄약고 문이 열려있다.

전시 중에는 76미리 실제 포탄과 동일 제원의 장전훈련용 포탄이 장전되어 있다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기 전 울산함 함수로 나서면, 울상항 주위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울산함 함수(배의 앞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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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함수 / 함수로 나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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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뱃머리와 울산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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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머리 풍경/ 울산함 선체와 주포


뱃머리 쪽에서 바라본 호위함 주포와 선체 위 해군 수신호용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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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주포인 76mm 함포 / 다시 울산함 1층 선체 안으로 들어선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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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 2층으로 올라가는 통로


울산함 2층

2층 중갑판에는 울산함 현역 당시 그대로의 기계실과 제어실이 전시되어 있다.


전투정보실(음탐실 체험)




울산함 함장실

울산함에서 근무했던 역대 함장의 모습

울산함과 함께 바다를 지킨 역대 울산 함장을 소개하고 있는 '함장 역사 전시실'이다.



울산함 3층

3층은 상갑판으로 통신실이 있으며, 현재는 역사의 흔적 전시실로 이용 중이다.


울산함 통신실

울산함 통신실

통신실은 어선망, 위성망을 관리하는 곳이다.



울산함 4층

4층은 전투나 항해 시, 함장이 함을 조정 지휘하는 함교와 조타실이 있다.



울산함 조타실

실제 앉아 본 조종석 - 관람객들이 붐볐다면, 쉽게 체험하지 못했을 경험
조타실에 있는 대함 레이더(ZW- 06 R/D)



함교에서 나오면 함정 간 정보를 알려주는 신호체계이자 해군 수신호용 깃발인 '기류'를 모아놓은 보관함이 있다. 기류는 세계 공용으로 선박에서 신호를 보낼 때 쓰는 깃발로 선박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긴급상황에서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제정된 통일기호다. 선박과 선박 간, 등대와 신호소 등을 향해 사용할 수 있으며 각 깃발은 음성 문자(음성 기호)에 대응하여 일자신호로서의 개별적인 뜻 말고도 계양 방법에 따라 각종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기류'를 모아놓은 보관함


울산함 기류(flag, 旗類)

20251024_110637_HDR.jpg 함정 간 정보를 알려주는 신호체계, 해군 수신호용 깃발인 기류


울산함 대공 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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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 함교 위에서 바라본 풍경 - 울산항 / 울산대교

함교와 함교 주위 풍경까지 다 둘러보았으니, 울산함을 들어설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화살표 동선을 따라 조심해서 내려온다. 관람객들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동선 표시에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울산함 체험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전혀 새로운 세상을 들어왔다가 나선 기분이었다.

대형 구축함도 선체 내부는 좁고 복잡해서, 마치 미로 속을 헤매다 나온 것 같았다.

바다 위에서 먹고 자면서 우리 바다를 지키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의 일상을 상상해 보니, 그들의 노고가 더 강하고 크게 느껴졌다. 우리 군국과 특히 해군 장병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장생포 고래 생태체험관 앞에 있는 돌고래 형상과도 진한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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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고래 박물관과 고래 생태체험관 사이에 놓인 조각상들

회귀(回歸) - 김동우 작
선사에서 현대까지 고래와 함께 - 정희욱 작
유희(遊戱) - 김성민 작 / 사랑 - Bharat Singh & Ms. Gurjinder 작


이제, 울산 장생포 문화특구를 벗어나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향한다. 가는 도중에 꽤 많은 비가 내렸다. 자동차 도로 옆 순두부 집으로 들어가, 따뜻한 점심식사를 즐겼다. 각자 좋아하는 매운 순두부찌개와 고소하고 심심한 순부두 먹고 나서니, 빗발이 더 세졌다.

2박 3일 내내 심술궂었던 날씨도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가는 곳마다 색다른 풍경과 느낌을 안겨 주었으니 이 또한 멋진 경험이었다. 찾았던 곳마다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번 여행은 점점 농익어가는(꽉꽉 나이 들어가는) 우리 부부에게 또 다른 흔적으로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리포트 작성 기간이면 오히려 집에서 더 온전하게 쉬고 싶었을 강한 유혹을 뿌리치고 나를 울산으로 불러준 '묵'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https://www.whalecity.kr/EgovPageLink.do?link=ulsan/exhibition/warship_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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