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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박꼬박 Sep 16. 2023

[경제학 PhD 유학 도전기] 3. 추천서

    학부는 졸업한 지가 꽤 되었고 대학원은 파트타임인 직장인에게, 추천서 받기는 꽤나 까다로운 과제입니다. 보통 3장의 추천서를 요청하는데, 1장은 석사논문 지도교수님께 부탁드린다고 해도, 나머지 2장이 막막합니다. 직장에 소속된 지가 학교를 다닌 연수보다 오래되었으므로 직장 상사에게 추천서를 오히려 받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입학처에서 원하는 추천서는 아카데믹한 추천서이고 본인의 상사가 박사급 연구원이 아닌 이상 추천서가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직장에 박사 유학 준비를 알리지 않았으므로 직장과 관련된 분들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학부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지도교수님과 연락을 하고 있었고 교수님께서 흔쾌히 추천서 작성을 승낙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일단 석사논문 지도교수님, 학부 지도교수님 2분의 추천서를 확보했고 마지막 1장이 문제였죠. 더군다나 교수님들에 따라 몇 개 이하의 학교에 대해서만 추천서를 써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고, 바쁘신 일정이 있으실 수도 있으므로 최소 4명은 확보해야 했습니다. 


    저는 7월 말에 위 두 분의 교수님 섭외를 마쳤고, 8월에 두 분께 더 연락을 드렸습니다. 한분은 제가 학부시절 논문대회에서 입상을 한 적이 있는데 해당 논문대회를 주최하시는 교수님입니다. 죄송스럽게도 졸업하고 한 번도 연락을 드린 적이 없지만 논문대회를 언급하며 메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답장이 올까도 걱정했지만 감사하게도 바로 당일에 추천서를 써주시겠다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나머지 한분은 대학원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던 교수님을 찾아뵀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추천서 작성이 가능하다고는 말씀하셨지만 저와 연구를 한 경험이 없고 야간대학원의 수업 수준이 일반대학원의 그것보다 훨씬 미치치 못하므로 아주 강력한 추천서 작성은 어려우실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9월이 오기 전에 3+1(?)분의 추천인단 구성을 마무리했습니다. 실제 지원이 11월 ~ 1월이고 지원 시 제가 교수님들의 연락처를 학교 홈페이지에 기입하면 학교 측에서 메일을 보내 교수님들이 직접 추천서를 업로드하는 방식입니다. 


    교수님들은 보통 대개 매우 바쁘시기에 웬만하면 추천서 업로드 시기를 맞추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들의 지원시기를 전기(11월 중 지원, 마감일 12월 말 내인 학교들)와 후기(1월 초 지원, 마감일이 2월 말 내인 학교들)로 나눠서 한 번에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아직 추천서 작성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으므로 교수님들께 제 CV나 SOP 등을 보내드리진 않았습니다. 석사 지도교수님은 아마 대부분을 연구 내용에 대해 할애해 주실 것으로 예상되어 CV와 SOP 정도만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나머지 교수님들은, 한분은 저를 개인적으로 매우 잘 아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시지만, 학부를 졸업한 지 거진 10년이 다되어가다 보니 이러한 방향으로 작성해 달라는 내용도 함께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학부시절 저를 매우 아껴주시던 러시아인 노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2019년에 러시아 귀국을 도와드렸고, 결국 다음 해에 돌아가셔 그게 마지막으로 뵌 모습이었네요. 비록 경제학 전공이 아니시므로 추천서 받는 것이 크게 의미 없을 수는 있으나 교수님과의 추억이 많고 배운 것도 많아 추천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사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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