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장맛비 같은 오월의 비가 어린이날부터 내리 몰아치는데..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오늘 나는 어른이를 보러 병원에 왔습니다.
더 나아진 것도 나아질 것도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병실에 들어섭니다.
오늘은 아주 곤하게 잠들어 계시군요.
하도 미동이 없어 가슴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새근새근 잘 주무십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엄마...
내가 부르면 나를 향해 대답을 해줘야 했습니다.
한 줌도 안 되는 발목, 축 늘어진 종아리, 처진 눈꺼풀 속에 힘없이 풀린 흐릿한 동공. 그래도 눈가에 맺히는 눈물, 병실의 찬 공기가 하염없이 춥기만 한데.... 나를 향했던 당신의 눈길은 없습니다.
그래도 엄마의 딸은 다시 또 하루를 꿋꿋하게 살아내야 합니다.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 한 다발 엄마가슴에 안겨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