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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Sep 05. 2024

우리는 무엇을
구원하고 싶은 것일까?

엄마 안녕~~~

왜 그랬을까요?


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참 곱고 씩씩하고 착했던 분인데

우리 엄마왜 그랬을까요?


남들은 앉아서 밥도 잘 먹는데 

우리 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남들은 불편하거나 아픈 걸 얘기도 잘하는데 

우리 엄마는 그랬을까요?


남들은 피부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은데 

우리 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남들은 아프면 소리도 잘 지르는데  혈관 찾느라 온몸을 주삿바늘로 찔러대도 

우리 엄마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움직임이 없는 다리는 근육이 굳어버려 기억자로 구부러졌습니다.

날마다 운동을 시켰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리가 쭉 뻗어야 할 건데

우리 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남들은  남들은....


그저 간병인이 좀 편하라고 그랬던 걸까요?    


간병인은 나보다 서너 살 어린 조선족이었습니다

오가며 병실에 머무는 시간이 쌓일수록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사회경험은 엄청나게 다양한 분입니다

서른이 넘은 미혼의 아들이 하나 있고

남편은 식당에서 자고 일하며 자신은 병원에서 먹고잔 다고 합니다. 떨어져 각자 사는 사람들입니다

서너 달에 한번 만나서 식사를 함께한다고 합니다.

F4비자를 가지고 있다는 그 간병인은  가족 같았습니다.


내가 가면 "할머니 막내딸 왔어~" 라며 엄마를 깨웠습니다.      

물론 엄마는 요동도 없었습니다.


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모시면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병원 계자는 물론 

간병인이 그만큼 더 신경을 쓰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표현도 못하는 엄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뿐이었습니다.      


불안하고 또 불안했지만 먹고사는 문제라 엄마에게 잘 다녀 오마 인사를 하고 

종일을 엄마와 함께 하다 지방출장을 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간병인에게 부탁하고 또 부탁하며 불안함을 지우지 못하고 출장을 갔습니다.

엄마에게 귀엣말로 잘 견디고 있어야 한다고 부탁하고.


출장 후 엄마의 모습이 여전하길 바라며..

독한 약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져 대머리할머니가 되었지만 여전히 두 눈을 꼭 감고 사투 중인 엄마에게 날마다 떠들던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외롭고 불안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는 엄마의 임종을 보지 못했습니다.

길고 긴 날을 함께 하며 그렇게 부탁하고 또 했건만 엄마는 끝내 떠나는 모습을 내게만 보이지 않고 먼 길을 가셨습니다.


다섯 달을 거의  날마다 엄마와 함께 했는데, 끝내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뭐 그리 급하게 떠나신 건지.우리 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엄마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엄마에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그렇게 소리쳤건만,

엄마는 내 목소리를 끝으로 눈을 감으셨다고 합니다.

없는 차표를 구해서 어떻게 올라왔는지도 모른 채, 엄마를 보냈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멀고먼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초봄부터 무더운 여름날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에게 갔지만, 

결국 나는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때도 그렇고..

정말 임종자식은 따로 있는가 봅니다.   

  

가시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는 엄마는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눈을 감으셨다고 합니다.

벌써 엄마가 그립습니다.


엄마 이젠 아프지 않지? 

아빠는 만났어요?

이젠 아프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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