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는 식탁

의미없는 시간은 없다.

by 카타


영화 <카모메식당>, <심야식당>, <달팽이식당>까지. 심심한 듯한 요리 영화를 참 많이도 좋아했다. 쌀밥같이 단순한 플롯, 언어로 풀어낼 스토리가 생략된 영화들을 보고 또 본 후, 다시 비슷한 영화들을 찾아 나섰다. 나에겐 무색무취의 느낌이다.


언급한 요리영화 속에는 심각한 갈등이나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등장인물들의 속 깊은 사연들을 아무렇지 않게 스치듯 흘려버린다. 울고 웃는 단순한 감정만이 표현될 뿐 복잡하고 내밀한 속내는 찾아보기 어렵다.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에게 존재하는 것은 단지 <음식을 통한 위로>다.


따뜻한 온정은 음식을 통해서 서로에게 전달되고 새로운 온정을 낳는다. 서로가 호기심으로 상대의 상처를 캐묻거나 그것을 파헤치려는 작업도 없다. 남겨진 것은 따뜻한 음식을 차려낸 식탁, 보이지 않는 무언의 위로와 격려뿐이다. 오랜만에 좋아했던 몇 편의 영화들을 돌려 보면서 긴 시간 내가 요리 영화에 집착했던 이유가 바로 이 부분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갖가지 요리가 등장하는 그림책과 요리책을 좋아하고 블로그를 뒤적거리며 레시피를 모아 온 시간들이 단순히 음식에 대한 탐구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요리를 통해 쌓아 온 추억들을 소환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지만 시간은 찰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흐르는 시간의 마디마다 생각이란 녀석이 덧칠되어 또 다른 시간이 쌓인다. 나는 지금 보이지 않는 시간의 마디를 쌓는 작업 중이다. 완성의 순간이란 영원히 오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시간. 의미없는 시간은 없다.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었던 시간들을 문자의 힘을 빌려 담아보려 한다.




[드리는 글]


브런치 북 <당신은 나의 꽃>,<마음 한 그릇>의 소재와 내용이 일부 재사용될 수 있습니다. 동일한 글쓴이의 글을 한꼭지도 빠짐없이 모두 읽어보실 만한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소재의 중복이 있더라도 전에는 미처 기록하지 못했던 기억들을 재구성해보려 합니다. 경험을 큐레이션 중입니다. 시간은 흐르고 그만큼 생각과 경험도 쌓이는 법이니까요.



카모메식당
심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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