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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타 Feb 20. 2024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물그릇과의 조우. 그렇게 흘러간 넉 달 후

힘들게 친해진 물그릇과 다정샷,,  "우리 제법 친해졌어요."


큰집사가 오래에게 태평양 물그릇을 선사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오래는 몸을 낮추고 언짢은 기색을 감추지 않으며 물그릇을 경계했다. 그 시간이 꽤 길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렇게 일주일... 한 달...


기존 물그릇들만 사용하고 정작 덩치를 고려해서 새로 선사한 물그릇을 전혀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다 못한 나는 며칠 동안 오래 앞에 물그릇을 가져다 두고 함께 물그릇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래는 제법 진지하게 앞발을 이용해 물도 만져보고 첩첩 맛도 본다. 그러나 그. 때. 뿐.


평상시엔 물그릇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역시나 보다 못한 큰집사는 오래 앞에 물그릇을 대령해 두고 손수 물을 찍어 드시는 모습까지 시연하는 정성을 보이셨다.


그리고.. 또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두 달... 세 달....


매일 물을 새로 채워주는데 가습기 역할만 충실히 하는 물그릇이 아쉬웠다.


그냥 물그릇을 치워 버릴까. 고민하던 그때!!

그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바로 그다음 날부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물그릇을 사용하기 시작한 오래.


이제 다른 물그릇들보다 애정하는 절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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