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은 자유지만 갈길은 빨리 가라옹.
자주 들르는 산책길에서 젖소무늬의 고양이를 만났다. 그런데 검은 무늬가 뭔가 어색하다.
살짝 빈티지스러운 느낌.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색감이다.
녀석이 예쁘게 앞발을 모으고 한참을 쳐다본다.
도망가지 않고 눈을 마주쳐 주는 것만도 감사한데 한참을 그윽하게 바라봐주니 이렇게 황송할 데가...
사진을 남기고 산책길을 재촉하려는데 쏜살같이 골목에서 뛰어나왔다.
근처에 캣맘이 차려 준 밥상을 받으러 나온 것이다.
녀석은 단지 배가 고팠고 빨리 내가 갈길을 가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텐데,
그윽하게 반가워해주는 눈빛이라고 착각하고 머물렀으니,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