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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묘생에만 집중한다옹.

알아서들 비켜들 가시라옹.

by 카타



2019년의 어느 날의 퇴근길. 고양이 무리를 만났다.


무리 중 샛노란 눈을 가진 줄무늬 고양이가 골골거리며 애교를 부린다. 길고양이 특유의 시크한 표정과는 어울리지 않아 잠깐 당황했다. 절대로 곁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무심한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트럭 밑에 몇 마리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사진에 나오지 않는 방향으로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이 무리 지어 열려 있었다.


이후에도 여러 번,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고양이 무리들을 만났다.


번잡한 도로변에 위치한 작은 공터의 좁은 인도 위, "이 구역의 터줏대감은 나야~ 이것들아!" 하는 듯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길을 비켜 줄 생각은 도통 하지 않고 제각기 할 일에만 열중하는 고양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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