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임의 구성원일 때와 주최자일 때 누구나 그렇듯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처음에는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회장이 되면서 책임감이라는 게 생겨 버렸다. 독서 모임이 끝나면 바로 내용을 공유한다거나, 다과는 금액 한도까지 영끌해서 챙겨 보는 등 사소한 노력을 더하고 있다. 다행히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함께 하는 구성원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세 번의 모임을 무사히 마쳤다.
지금은 이 모임이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도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임이 유익하고 알차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할 만한 유인이나 특별한 점이 있으면 지속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민 끝에 다음 모임은 한 가지 실험적인 방식을 생각해 냈다. 기존처럼 책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고, 책을 기반으로 글 쓰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보는 것이다.
책은 '행복의 기원'으로 하고, 우리는 각자의 행복 지도를 그려볼 것이다. 모임의 성격과 추천 대상, 그라운드 룰까지 만들어서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10월 초에 따로 섭외한 후배님까지 총 4명이 참여할 것 같다. 모두 후배님들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질문에 대한 답은 미리 써오기로 했다.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질문들과 답을 통해 행복의 패턴을 발견하고, 행복의 방향을 찾는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회사여서 개인적이거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망설여졌을 텐데 믿고 신청해 준 후배님들께 너무 고마운 마음도 든다. 또, 만일 내가 상담사가 된다면 이런 워크숍을 진행할 수도 있을 텐데 이 모임이 첫 단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작은 실험이지만, 한 명이라도 선명한 지도를 그리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