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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쉬의 인사이트 Jan 05. 2022

죄책감과 싸워야 하는 맥시멀리스트

단지 삶의 방식이 다를 뿐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깨끗한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지향해야 할 삶처럼 이야기되고, 서점에 가면 일본에서 건너온 간소하고 조용하고 깨끗환 정리법이나 그러한 공간 유지법에 대한 책들이 쌓여 있다. 그 정리법에 따라서 읽지 않은 지 오래된 책은 버리기도 했고, 안 맞는 옷은 정리해서 기부하거나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또 다른 물건이 채워지고 만다.


물건이 많고, 좁은 집에 쌓아두고 사는 게 왜 이렇게 니쁜 삶의 방식처럼 취급받는 것일까. 맥시멀리스트가 가장 큰 죄인이 되는 날은 누가 뭐래도 이사하는 날이다. 책, 소품, 옷, 패브릭, 그릇, 식물 등 다양한 분야의 물건을 좋아하고 사 모으는 사람들은 이사 다닐 때마다 이삿짐센터 관계자에게 죄인 모드로 종종거려야 한다. 내 집이 아닌 이상 2년에 한번씩 우리는 원치 않는 이삿짐을 싸야 한다. 사람들은 감당할 수 있는, 내 집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물건을 계산껏 들여높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


더는 쌓아둘 곳이 없어서 책을 이중 삼중으로 꽂아놓다 보니 필요한데 그 책을 찾기 어려울 때, 그 옷이 입고 싶은데 어디 있는지 찾기 곤란할 때 정리를 생각한다.좋아하는 것이 많아서 좋아하는 것을 모았고, 그것들이 쌓여서 이 집이 되었다. 미니멀리스트가 훌륭한 삶이고, 맥시멀리스트는 고쳐야 할 삶은 아니다. 다만 둘의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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