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도쌤 Jan 08. 2024

제주도 왔는데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다

겨울이지만 12도 정도인 봄날 같은 환상의 나라 제주에 왔건만 아이들은 심심하다고 난리다. 중요한 건 어디 가자고 해도 자연 경치 보는 건 다 싫단다. 난 이 좋은 날 숲 속과 해변길을 마음껏 걸어 다니고 싶은데. 걷는 건 또 다리가 아파서 무조건 싫다는 아들딸. 아 나의 제주여. 제주에 있어도 제주가 그립다.


그럼 어디 가자고 하니 숙소 가서 티브이 보자고 한다. 하하하. 갈 데가 없어서 도서관 가자고 하니 또 싫단다. 먹을 걸로 유인하니 순순히 가는 이 녀석들. 도서관에 가면 근처에 먹을 것도 있고 놀이터도 있으니 가는 거다. 하하하


도서관에 가기 싫다는 녀석들 맞는지 모르겠다. 오니 또 좋은 모양이다. 읽고 싶은 학습만화를 잔뜩 가지고 오더니 책 삼매경이다. 나를 아예 찾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도서관이 좋다. 아이들도 푹 책에 빠지고 나도 노트북을 꺼내 밀린 글쓰기를 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다. 책에 글에 집중하여 두어 시간을 이 좋은 도서관에서 보냈다.


밥 먹고 나도 딱히 할 일이 없다. 오전에 삼매봉도서관에 갔다면 오후엔 또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이다. 1년 살면서 저희들 안방처럼 편하게 다녔던 곳이라 자기 자리를 딱 잡고는 책에 또 푹 빠졌다.




날 좋은 제주에서 도서관 두 곳을 돌아다니니 해가 저문다. 해 저무는 방향이 새연교 방향이다. 가면 노을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졌다. 차를 몰고 가는 동안 마음이 붕 떴다.


예상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서귀포 어시장에서 바라본 노을 속 새연교를 사진에 담았다.

캬! 이맛이지.


새연교 뒤 범섬 쪽 노을도 궁금하다. 갔더니 사람들이 노을과 사진 찍느라 바쁘시다. 다들 행복한 표정이다.


아들과 딸과 나도 노을과 함께 사진에 담았다.




종일 도서관에 있었지만 멋진 노을을 봐서 너무나 뿌듯한 하루였다. 오늘 이 멋진 좋은 날에 숲 속도 못 간 나에게 이 노을은 제주가 준 선물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 추억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