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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Jan 14. 2024

제주 추억 여행이 끝났다

익숙함을 버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일주일 동안 묵은 숙소를 떠나려니 그새 정이 들었다. 올여름에 보자고 숙소에게 인사하니 아이들도 "숙소야 잘 있어 8월에 보자"라고 그런다. 일주일 동안 편하게 잘 있었다.


제주공항 가는 길, 창밖을 보며 딸이 그런다. "잘 가, 제주야, 8월에 보자. 그때는 한 달 보자. 1주일은 너무 금방 간다."

딸 말처럼 일주일이 생각보다 훅 갔다. 뭐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딸 말처럼 8월 한 달 내내 제주에 있고 싶은 맘이다.


제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아들도 갑자기 창밖을 보더니 이런다.


"제주도는 왜 이렇게 나무가 많아?"


그러고 보니 온 주위가 나무다.


"아들, 나무가 많아서 좋아?"


"응, 환경이 깨끗해서 좋아."



그렇다. 제주는 나무가 많다. 하늘 빼고 집 좀 빼고 나무가 다다. 그런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8살 아이도 아는 모양이다. 그래서 자기도 이제는 제주가 좋단다.



제주에 오기 전에는 제주에 살자고 하면 안 산다고 그러더니 이제는 제주에 살고 싶은가 보다. 단 조건은 있다. 엄마도 같이 살아야 한다. 하하하. 나도다. 아들딸 둘 데리고 있는 건 너무 힘들다. 하하하.



부산 공항에 도착했더니 아내가 연차를 쓰고 마중 나왔다. 엄마를 보자 반갑게 달려가는 아들딸이 세상에나 그렇게 좋았다. 이제는 내 곁에서 떠나 엄마 곁에 오랫동안 있어다오. 하하하.



1주일 동안 제주에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있었다. 나만 아프고 아이들은 안 아파서 천만다행이었다.


그건 그렇고, 그렇게 나무가 많던 제주에 있다가 부산에 오니 헉 숨이 막힌다. 건물이 나무를 대신했다. 답답하다. 차도 많아졌다. 이 답답함 오랜만에 느껴본다. 그래도 어쩌겠냐 살아야 하는 걸... 또 적응을 하겠지... 



부산집이 낯설다. 이곳도 다시 곧 적응이 되겠지. 익숙해지겠지...


서귀포가 너무나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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