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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민 Kyungmin Kang Dec 01. 2021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거나 전기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이다. 

차량의 각종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 구동장치 등 차량 전반을 제어하는 시스템 반도체이며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탑재되며, 전기차에는 1,000개, 자율주행차량에는 2,000개 이상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될수록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IC Insights에 따르면 2021~2023년 차량용 반도 체는 연평균 13.4% 성장할 전망이며, 차량용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9년 8.7%에서 2024년 9.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한 대당 차량용 반도체의 원가는 USD 470로 생산원가 내 비중은 2% 수준이지만 향후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의 전환으로 그 비중이 6%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UBS에 따르면 일반 차량은 평균 USD 400, 전기차는 USD 1,000, ADAS까지 추가할 경우 추가로 USD 650의 반도체 부품이 필요하고, 테슬라 모델 3 전기차에는 USD 1,697의 반도체 부품이 들어간다.


    현재 USD 464B 규모의 반도체 업계에서도 이런 트렌드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매년 6% 이상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산업의 수요와 함께 자동차 업계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Apple 역시 자신들의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래 자료처럼 칩 수요자들의 대기 시간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COVID-19 사태로 인해 칩 생산의 마지막 단계인 말레이시아의 생산 현장이 원활하지 않은 점, 물류대란으로 운송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에러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물류대란으로 인한 공급망 지연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각각 중앙은행 및 Fed에 긴축정책에 압박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유로 Wells Fargo Investment Institute는 미국 GDP 예상치를 7.0%에서 6.3%로 재조정했다. 


자료: Susquehanna Financial Group


    Ford, GM 등 완성차 업계에서 외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직접 개발/생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Ford는 GlobalFoundaries와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전략적 합의안을 발표(11/18)하였고, GM 역시 Qualcomm, NXP Semiconductors와 컴퓨터 칩 공동개발을 논의 중에 있다. 이는 단순히 최근 반도체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NYSE 상장한 전기차 픽업트럭 R1T 개발사 Rivian의 시총(USD 108.994B; 이하 11/18 종가 기준)은 이미 GM(USD 90.494B)과 Ford(USD 78.17B)를 앞질렀고 BYD(CNY 807.54B)는 Volkswagon (EUR 120.27B)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기차 개발사 루시드(USD 77.46B) 마저도 이미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시총을 넘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향한 IT업계의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칩 생산업체인 TSMC는 전년 동기 자동차 칩 생산량 대비 60% 이상 증가시켰고, 삼성 역시 생산량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생산량을 증가시기키 위해 추가 시설 투자(USD 205B)를 계획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확인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9월에 개최된 2021 뮌헨 오토쇼에서는 Nvidia, Qualcomm 그리고 Intel CEO들이 참석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운전자 보조 장치 등 제품 판매를 언급했다. 특히 Cristiano Amon(Qualcomm CEO)는 5G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Pat Gelsinger(Intel CEO)은 현장에서 "We need you, you need us"라며 업계 간 공생관계를 강조했다. 더욱이 Intel은 작년 USD 900M을 주고 인수한 Moovit 앱을 이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4년 전 USD 15B을 주고 인수한 Mobileye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기대 속에 IHS Markit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1년 USD 52B에서 2027년 USD 85B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 VISUAL CAPITALIST


    현재 차량용 반도체의 대략적인 공급망은 아래 그림과 같다. statista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Infineon(13.2%), NXP(10.9%), Renesas(8.5%), Texas Instruments(8.3%), STMicro(7.5%) 순으로 상위 5개 기업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사들에게 위탁생산을 맡겨 제품을 완성차 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비록 차량용 반도체 시장(8.7%)이 컴퓨터용(35.6%), 통신용(35.6%), 소비자용(11.8%)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시장 조사업체 IC Insights 2019 자료),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및 ADAS, 하이브리드 기술 등에 적용되는 'Power Semiconductor' 시장은 파운드리, 완성차 업체 등이 직접 개발/생산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료: Counterpoint


    그렇다면 수혜 업종은 어디이며,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인터넷에 '차량용 반도체 수혜 업종'으로 검색하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 상위 5개 업체가 언급되거나 반도체 시험 장비 제조업체(Teradyne), 전력 반도체 기업(ON Semiconductor), 패키징 부품 제조업체(해성디에스) 등이 언급된다. 모두 반도체 산업과 관련이 있고 수요와 공급 증가 속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간단한 서치를 통해서도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만 지수, 분야 별 상관관계를 통해서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우선 IC Insights 사에서 세계 GDP와 반도체 시장(IC Market) 성장의 상관계수를 조사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의 이유로 첫째 반도체 생산/공급 업체 간 M&A가 계속되고 있으며, 두 번째로 이전 기업 중심의 수요 축이 소비자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반도체 시장 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파생된 결과물이 세계 GDP와 상호 간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 IC Insights


    그렇다면 세계 GDP 상위 10위권 국가 중 기술/개발은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면 향상된 기술을 소비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에 있지 않을까? 아래 지수는 지난 20년 동안 중국과 인도의 1인당 GDP 및 CPI 지수를 나타낸 것인데 두 지수 모두 대체적으로 우상향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반도체 시장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한데 소비 시장이 성장해야 향상된 기술력도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인당 GDP(좌) / CPI 지수(2010=100)(우); 자료: World Bank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 Semiconductor Sector) 역시 2016년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반도체 산업에 투자가 집중되던 시기와 겹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반도체 생산 주요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 기술의 수준 등을 반영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또한 증가하는 기술력과 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중국, 인도) 역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지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자료: Yahoo finance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과 그로 인한 기술력 향상은 이제 상수이며 주요 변수로는 중국, 인도의 중산층 육성 정책이 해당될 수 있다. 중산층 육성 정책에는 일자리 정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주요 선진국도 예외일 순 없다. 최근 USMCA 3개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나 인프라스트럭처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EV 차량 세제 혜택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 대상은 미국 조합원(union worker)이 만든 EV차량을 구매하면 최대 USD 12,500 세제 혜택을 지원해주는 것인데 이것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생산현장과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미팅 역시 이 세제 혜택에 대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우려를 미국에 전달하는 자리였지만, 이들의 우려가 반영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같은 날 디트로이트 GM 전기차 생산 현장에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며 세계로 흩어진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되돌릴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인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References


- Omri Wallach and Joyce Ma, "The Global Chip Shortage Impact on American Automakers," VISUAL CAPITALIST, July 14, 2021, (링크).


- Bill McClean, "Global GDP Growth Increasingly Important Driver of IC Market Growth" IC Insights, January 16, 2020 (링크).


Mike Colias and Ben Foldy, "Ford, GM Step Into Chip Business" WSJ, November 18, 2021 (링크).


- Asa Fitch, "Chip Shortage Drives Tech Companies and Car Makers Closer" WSJ, September 12, 2021 (링크).


- Stephanie Yang and Jiyoung Sohn, "Global Chip Shortage 'Is Far From Over' as Wait Times Get Longer" WSJ, October 29, 2021 (링크).


- Paul Vieira and Sabrina Siddiqui, "Electric-Vehicle Spat Looms Over Biden's Meeting With Canadian, Mexican Leaders" WSJ, November 18, 2021 (링크).


- Brady Wang, "Semiconductor Component Shortage Hits Automobile Industry" Counterpoint, January 7, 2021 (링크).


- 송선재, 김경민, 김록호, 구성중, 김주연, 김정현, 차량용 반도체 17문 17답, 알고 싶어요 (하나금융투자 Equity Research, 2021), 1-15 (링크).


- 전황수, 김현탁, 노태문,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 전자통신동향분석 제36권 no.3 (2021): 1-2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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