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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조건부채권매매는 일정기간 경과 후 정해진 가격으로 다시 매수하기로 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매하는 것으로 Repo 거래는 채권매매형태로 이루어지나 실제로는 단기자금의 조달과 운용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단기자금 대차거래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주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보유한 국공채나 특수채, 신용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레포를 발행하는데 무담보 차입보다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널리 쓰이고 있다. 즉, 증권사나 운용사가 레포채권을 매도하고 시중은행 및 한국은행이 이 레포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채권 이외에 주식 및 부동산 등도 Repo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Repo 거래라고 할 때는 채권을 담보로 단기자금을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Repo 시장은 채권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채권시장 수급의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Repo시장과 채권시장 간의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하여 채권 가격이 보다 합리적으로 형성하는데 기여함으로써 단기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는 헤지펀드가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레포를 통한 레버리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우량 등급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매수한 뒤 이를 담보로 레포 시장에서 돈을 빌리고 이를 다시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 은행채에 투자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지렛대 효과로 레포펀드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이지만 급격한 수요 탓에 공급이 부족해지고 레포금리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벨의 2021년 헤지펀드 운용사 설정액 순위에 따르면 교보증권이 약 2조 원으로 재작년 말보다 약 1조 5천억 원이 증감했다. 레포펀드 운용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교보증권은 수익률 측면에서도 12.2%로 1위를 유지하였는데 '교보증권 Royal-Class 채권솔루션'은 여느 레포펀드처럼 레버리지 극대화가 핵심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에 타 펀드보다 수익률이 앞섰던 것은 자산 재분배(리밸런싱)가 주효했던 것으로 금리 인상이 예상되자 기존 채권 대신 변동금리부채권(FRN)을 공격적으로 매수했고 이 덕분에 금리 상승기 기초자산의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3/11 기준 평균 레포금리는 1.361%(한국자금중개)인데 통상적으로 기준금리(1.25%) 내외에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기준금리 상승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추세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예탁결제원에서는 해외 주요국 무위험지표금리(RFR) 파생상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국내 제도 정비 및 개선을 할 계획이다. 이는 이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리보(LIBOR) 금리를 대체하는 성격으로 국내에는 작년 2월 국채/통안증권 익일물 레포금리가 RFR로 선정된 이후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산출/공시 업무를 개시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오는 28일에 KOFR 선물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며 은행/자산운용사는 KOFR 변동금리부채권 발행 및 ETF 상품 출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레포펀드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 펀드 전체가 노출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레버리지 확대를 지양하는 추세이다. 또한 레포의 급격한 수요 증가는 유동성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위는 거래 만기에 따라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을 차등 적용(익일물 20%, 기일물 2~3일 10%, 7일 이상 0%)함으로써 규제하고 있다. 레포 거래에서 익일물 비중이 9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사나 운용사가 보유해야 하는 현금성 자산 비율이 이전보다 크게 상승하게 된다.
아래 그림과 같이 증권사 및 운용사들은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서(①) 그 돈으로 CP 시장에서 우량한 채권을 매입한다(②). 이때 매입한 채권으로부터 이자수익(②)이 발생하는데 이 수익이 커질수록 레포펀드의 전체 수익률도 향상하게 된다. 다음은 CP를 담보(③)로 채권시장에서 국공채를 매입(④)하는데 보통 국공채가 CP보다 더 우량하기 때문에 RP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유리하다. 국공채를 매수할 때 발생하는 중개수수료는 전체 레포펀드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종적으로 매수한 국공채를 활용(⑤, ⑦)해서 RP시장에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며, 이때 차입이자(⑥, ⑧) 역시 레포펀드 전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수익률 = CP이자 - 중개수수료(국공채 매입) - RP 매입이자
최근 미국 정부가 단기 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반면 장기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10년 만기 장기 국채는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금리는 경제 성장률과 물가를 반영한다. 즉, 미래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 장기채 금리 역시 하향 조정되는 구조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기를 침체에 빠뜨리는 세 가지 주요인은 장단기 금리 역전과 원자재 가격 충격, 그리고 연준의 긴축”이라며 “지금 당장 이 세 요인이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과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이미 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갔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금리를 인상했고 18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추가 인상이 전망된다. 유럽 중앙은행(ECB) 역시 이틀 전 채권매입 종료 시점을 3분기로 앞당기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압박은 단기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주요 변수 중 하나이다. 예상외로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키이우 점령을 목표로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간 추가 협상 미팅(4차)이 병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나토(NATO) 정상회의와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및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된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해서 하방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증시에서 빠져나간 현금이 다시 국채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보다 유럽이 더 크게 영향을 받는 모양새인데 이는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리스크에 더욱 취약하고 회복이 더디게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우선 내일 예정되어 있는 FOMC 미팅에서 0.25%p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인상(0.5%p)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SWIFT 퇴출 등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는 러시아의 국채 금리는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러시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3/4 종가 기준 19.89%까지 상승했다. 러시아가 16일 디폴트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우선 러시아 에너지회사 로즈네프트와 가스프롬은 각각 만기를 맞은 20억 달러와 13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을 상환하면서 러시아의 외환 위기가 심각한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 송준영, "[레버리지의 역습]② 경고등 들어온 레포 시장, 정부 정책 약발 받을까" 시사저널e, 2020-02-17 (링크).
- 구민정, "감독당국 RP 규제, '레포펀드'에 직격탄" 더벨, 2019-02-01 (링크).
- 박민경, "예탁원 '주요국 RFR 시장 급성장…국내 시장 활성화 지원'" 메트로신문, 2022-03-04 (링크).
- 고대영, "글로벌 증시 격변 이제 시작?…미국 연준, 금주 FOMC서 금리 인상 확실시" 이투데이, 2022-03-13 (링크).
- 노지운, "미·유럽 국채 금리 ‘뚝’...전쟁 공포가 인플레이션 우려 눌렀다" 조선비즈, 2022-02-25 (링크).
- 이지현, "우크라 이어 러도 밀 수출금지" 한국경제신문, 2022-03-15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