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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령 Jan 16. 2022

15화. 노트북

word by y.am_ma

“나 이번 겨울 방학 때는 지방 내려가.”

그가 갑자기 선언했다.


“엥? 왜?”

나는 당황했다.


“고향에 일이 있어서.”



그는 그 말만 남기고 한동안 만날 수 없었다.

나는 겨울 방학이 끝날 때쯤에서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야! 죽을래? 연락도 잘 안 받고!! 지방 가서 뭐한 거야?”

나는 울며불며 그를 타박했다.


그는 말없이 씩 웃었다.

하 잘생겼다. 

쟤가 저렇게 웃으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이거.”

뭔가 묵직한 쇼핑백을 나에게 건넸다.


“이게 뭐야?”


노트북이었다.


“노트북?? 갑자기?? 너 무슨 돈으로 이걸 샀어??”


“지방 가서 단기 알바 빡세게 했어.”

그는 멋쩍게 웃더니 나를 껴안았다.


“진짜 보고 싶었어. 네 생일선물 좋은 거 해주고 싶어서 열 일했다, 나.”


“야 나 이렇게 비싼 선물 필요 없다고. 너 하루라도 더 보는 게 낙인데. 진짜…….”

고마웠다. 분에 넘치게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어쩔 줄을 몰랐다. 


“고마워…….”

눈물이 찔끔 났다.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서운한 마음 반, 정말 고마운 마음 반.

감정이 범벅돼서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는 내게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


“사랑해.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어서 계속)




<단어 줍는 진이령>은 인스타그램 project_jiniryeong 계정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기반으로 적은 연작소설/에세이입니다.


댓글로 단어를 달아주시면 그 단어들을 엮어 연작 소설을 적거나 에세이, 짧은 글을 써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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