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by y.am_ma
“나 이번 겨울 방학 때는 지방 내려가.”
그가 갑자기 선언했다.
“엥? 왜?”
나는 당황했다.
“고향에 일이 있어서.”
그는 그 말만 남기고 한동안 만날 수 없었다.
나는 겨울 방학이 끝날 때쯤에서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야! 죽을래? 연락도 잘 안 받고!! 지방 가서 뭐한 거야?”
나는 울며불며 그를 타박했다.
그는 말없이 씩 웃었다.
하 잘생겼다.
쟤가 저렇게 웃으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이거.”
뭔가 묵직한 쇼핑백을 나에게 건넸다.
“이게 뭐야?”
노트북이었다.
“노트북?? 갑자기?? 너 무슨 돈으로 이걸 샀어??”
“지방 가서 단기 알바 빡세게 했어.”
그는 멋쩍게 웃더니 나를 껴안았다.
“진짜 보고 싶었어. 네 생일선물 좋은 거 해주고 싶어서 열 일했다, 나.”
“야 나 이렇게 비싼 선물 필요 없다고. 너 하루라도 더 보는 게 낙인데. 진짜…….”
고마웠다. 분에 넘치게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어쩔 줄을 몰랐다.
“고마워…….”
눈물이 찔끔 났다.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서운한 마음 반, 정말 고마운 마음 반.
감정이 범벅돼서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는 내게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
“사랑해.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어서 계속)
<단어 줍는 진이령>은 인스타그램 project_jiniryeong 계정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기반으로 적은 연작소설/에세이입니다.
댓글로 단어를 달아주시면 그 단어들을 엮어 연작 소설을 적거나 에세이, 짧은 글을 써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