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타는 진이령_春
세상이 잠든 시각
나는 눈을 떴다
내 옆에는 외로움이 자고 있다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
익숙하게 외로움을 밟지 않고 일어나
자리끼를 마신다
내 발치에는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몸이 에이는 고독
그림자처럼 발에 붙어있는 죽음을 이끌고
창문을 닫으러 간다
외로움 곁에 누워 죽음을 바라보며
외롭지 않음을 느낀다
세상이 잠든 시간
나는 눈을 감는다
외로움과 죽음.
이런 것 들은 정말 친해지고 싶지 않지만 늘 곁을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지독하게 혼자이지만 놀랍게도 혼자가 아닌 상황이더군요.
자취 1년차.
저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외로움의 크기가 참 큰 사람이고 홀로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란 것이었죠. 30여년을 좁은 곳에서 가족과 북적이며 살다 혼자 잠 들기 시작한지 1년이 되었어요. 1년을 보내며 사무치는 외로움에 베개를 적셨지만, 이제는 그 외로움마저 포용하려 하고있어요.
외로움과 친구가 되는 일은 참 괴롭습니다. 오장육부가 서늘해지며 단단하게 얼어버리는 기분이에요. 그래서인지 늘 따뜻한 것을 찾아 헤맵니다.
당신의 서늘한 외로움을 달래줄 따뜻한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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