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타는 진이령_春
내 마음 어디메 걸쳐있는지
자꾸만 기웃거리며 뒤를 돌아본다
구만리 앞길에 무엇 하나 보이지 않고
뒷걸음쳐 돌아갈 수도 없는 당혹감
내 걸어온 길이다 자신있게 돌아보면
암흑 속 깜박깜박 비추는
반딧불이 몇 마리
굽이진 길 절벽을 헤쳐나오던
나를 이끌었던 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하다
반딧불이 벗 삼아 한 발자국 뗀다
기약없는 어둠속에서 걷는다
캄캄한 이 곳에선
누가 닦아 놓은 길인지
가시덩쿨 길인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딛고 걷고 나아가는 그 곳이
길일 뿐
내 길은 그렇게 쓰여진다
올레길을 걷습니다. 오름을 오릅니다.
제주의 자연에 몸을 맡기면 많은 생각들이 피어나고 정리되고 정화됩니다.
길을 걷습니다. 등산로를 탑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두렵지만 해방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주의 자연과 함께하며 글을 떠올리고 정리하여 갈무리합니다.
올레길과 오름을 오를 때 후회가 많을수록 뒤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물 한 병 가져올걸, 옷 가볍게 입을 걸 이렇게 후회하면서요.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후회가 많을수록 뒤돌아보고 ‘만약’을 붙여가며 가정하고요.
당신은 후회하며 뒤돌아보는 대신 앞으로 과감히 나아가는, 길을 개척하는 분이 되셨으면 합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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