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찬 Nov 13. 2023

콩국

콩국과 또우장

#Jam있는중국이야기-948 “ 콩국과 또우장,요우티아어중국,중국인


어릴적 우리네 길거리에도

팔았던 콩국.


우리는 설탕을 듬뿍넣고

계란 노란자를 풀고

찹쌀 꽈배기 비슷한것을

잘라 넣어 먹었던 기억.


콩국이라 불리었던 또우장도

원래는 약이었다.


요우티아오(油条).

요우티아오는 아침 6시~9시 중국 길거리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소금으로 간을 한 후, 길쭉한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저장성 항저우에서 기원되었습니다.


사실, 요우티아오만 단독으로 먹으면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기름지고 느끼하기 때문에 또우장(豆浆)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화로 약 1000원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으며 따라서 현지에서는 종종 훠궈에 넣어 먹기도 합니다.


​꽤 간단해 보이는 길거리 음식인 요우티아오는 다소 공포스러운 유래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야기는 중국 남송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남송 시대 재상었던 진회가 악비를 살해하자, 수도 임안 일대에서는 밀가루 반죽 두 개를 꼬아 진회 부부 모형을 만든 뒤 기름에 튀겨 죽이는 시늉을 하고, 심지어 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민중들이 진회를 향한 불만을 풀고 진회 부부에게 고통을 맛보게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진회가 어떤 인물이길래 이렇게 민중들의 원망을 샀던 것일까요?


당시 남송은 금나라와의 외교 정책을 두고 화친을 주장했던 주화론(진화)과 금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주전론(악비)이 팽팽하게 대립하던 시기였습니다.


어렵게 화의되는 듯 했으나 금나라의 내분으로 인해 무산되고 금은 남송을 공격해왔습니다. 이 때 진회는 금에 포로로 끌려갔으나 탁월한 처세술로 금나라 황제의 총애를 받게 되고, 탈출한 뒤 남송의 황제 고종을 섬기며 정권을 장악합니다. 그 후, 주전파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악비를 반역죄로 처형하고 공포정치를 행합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도 진화는 중국의 대표적인 간신으로 남게 되고, 악비는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때문에 요우티아오는(油条) ‘비열한 사람’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습니다.


또우장(豆浆).

또우장은 노란 콩을 갈아 국물만 모아서 끓여 마시는 음료로, 온도에 따라 찬 것, 뜨거운 것으로 구분되고 맛에 따라 단 맛, 짠 맛, 아무것도 넣지 않은 맛으로 구분됩니다.


단맛도 설탕을 반만 넣는 빤탕(半糖)과 매우 달게 먹는 취엔탕(全糖)으로 나뉩니다. 중국인들은 따뜻한 음료를 즐겨 마시므로 단연 따뜻한 또우장이 가장 환영받습니다. 요즘에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의 국민 음료라 할 수 있습니다.


​뜨끈뜨끈한 또우장은 앞서 보았던 탕후루와 같이 약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이야기는 한나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손자 유안(劉安)은 한 무제 시절 회남왕으로 봉해졌는데, 두유를 처음 만들었던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편찮으신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매번 일대에서 가장 좋은 콩을 구해 콩 국물을 어머니께 드렸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이 노란 콩을 갈아 만든 국물을 먹고 완쾌했는데 이 소식이 백성들 사이에 전해지며 현재의 또우장이 된 것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중국인만큼,

먹거리에도 상상치 못한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과

재미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역시 중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는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며

느끼는 만큼 배웁니다.

작가의 이전글 빼빼로 데이와 광군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