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허
#Jam있는중국이야기-959 “남강북하 “ 중국,중국인
주강(珠江), 감강(赣江),
민강(闽江), 금사강(金沙江) 등이 대표적이고
가장 유명한 것은
장강(長江)이다.
장강을 넘어 북방 지역으로 가면
‘강’이라는 말을 듣기 어렵다.
통상 ‘하’라 부른다.
회하(淮河), 분하(汾河), 해하(海河)가 그 예다.
그리고 중국의 ‘젖줄’로 불리는
황하(黄河)가 있다.
그렇다면 ‘강’과 ‘하’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먼저 역사를 살펴보자.
상고 시대 사람들은 하천에
보통 한 글자로 이름을 붙였다.
중국 최초의 지리 저서 <상서·우공>에서
총 52개 하천을 언급했는데
그 중 47개 강이 한 글자다.
또 하천의 이름에는 모두 삼수변 ‘氵’이 붙었다.
그러다가 전국 시대(기원전 475년~기원전 221년)에 와서 하천을 부르는 말이 바뀌게 된다.
사람들은 하천 이름 뒤에
물 ‘수(水)’자를 붙여
두 글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분수(汾水), 한수(漢水) 등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장강과 황하
역시 장수(長水), 황수(黃水)로 불렸다.
그러다 수·당(581년~907년) 때에 이르러 ‘남강북하(남쪽은 강, 북쪽은 하)’ 작명 관습이 생겨났다.
당나라 유학자 공영달은 “강 이남에서는 하천의 크기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모두 ‘강(江)’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당 나라 또 다른 유학자 안사고는 “남방에는 ‘하(河)’가 따로 없었지만 북방에선 하천이 크든 작든 모두 ‘하’라고 불렀다”고 기재했다.
황하의 지류는
모두 ‘하’라 불리고,
장강의 지류는
모두 ‘강’이라 불렸던
관습도 중요하다.
상고 시기 우 임금은 치수에 성공한 뒤 황하에 9개 지류를 팠다. 그리고선 물이 황하로 흘러들면 모두 황하의 한 줄기로 여겨 ‘하’라 불렀다. 그 이후 백성들이 북방 지역의 하천을 두고 모두 ‘하’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남방도 마찬가지로 장강을 주류로 삼아 남방의 하천을 모두 ‘강’이라 불렀던 것으로 보인다.
한자 ‘江(강)’과 ‘河(하)’의 기원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우선 ‘강’자는 좌 삼수변 ‘氵’에 우 ‘공(工)’자로 이뤄졌다. 일부 학자들은 독음 ‘工’ 자에 일정한 뜻이 있다고 말한다. 한자 ‘공(工)’자는 손에 목수일에 쓰이는 한 묶음의 곱자를 들었다는 뜻이다. 곱자는 ‘곧고 넓다’는 이미지다.
글자 뜻풀이로 볼 때 강은 사람들에게 크고 넓은 하천이라는 느낌을 준다. 남방 지역은 강우량이 넉넉하고 물살이 충분해 하천들이 모두 넓고 곧다. 때문에 남방에서는 통상 하천을 강이라 부른다는 분석이다.
‘하(河)’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
삼수변 ‘氵’ 우측의 ‘가(可)’ 자는 구불구불하다는 뜻이 있다. 때문에 ‘하’는 굽은 하천을 가리킨다. 섬북의 유명한 민요 “천하의 황하는 99개 굽이가 있네”도 바로 여기서 유래됐다.
북방의 하천은 굽은 것이 많아 대체로 ‘하’라 불린다는 주장이다. 물론 남방에도 류양하 등 일부 굽은 하천이 있어 ‘하’라 부르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렇다면 동북 지역에는 왜 ‘강’과 ‘하’가 혼용되고 있는 것일까?
요녕성 일부 지역은 중원 문화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때문에 요하 유역의 지류들은 모두 '하'라 불린다.
하지만 요녕에서 북쪽으로 더 가면 눈강(嫩江), 흑룡강(黑龙江), 우쑤리강(乌苏里江), 압록강(鸭绿江) 등 대부분 하천을 ‘강’이라 부른다.
요(907년~1125년)와 금(1115년~1234년) 나라가 한족 문화를 적극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때 ‘남강북하’의 관습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또, 동북의 하천들은 대부분 물이 맑고 수류가 커 남방의 강과 비슷했다. 한족 문화의 영향을 깊이 받은 거란, 여진족은 점차 동북 지역의 하천을 ‘강’이라 고쳐 불렀던 것이다.
문화는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며
느끼는 만큼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