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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Jun 23. 2024

행복한 우리 가족

당신의 행복은 안녕한가요? - 나만 행복하면 된다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마다 '출입금지'라는 단어가 눈에 자주 띈다.

노키존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일상화가 되더니 점점 출입금지하는 구체적으로 확산된다.

예전에는 눈치 꺼 금지 구역이 나눠졌다. 클럽은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이 출입하는 곳이 달랐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의연 중에 많이 어필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세부적으로 출입금지하는 부분이 많아졌다.

고객입장에서는 인종차별, 인권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업주입장에서는 진상소님을 대처하는 방안으로 사용하기에 이해가 됐다. 

어릴 적 우리 집은 빵가게였다. 업주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손님이라도 더 오길 바라는 마음에 진상손님이 와도 '손님은 왕이다'라는 의식이 지배적인 때라 참고 대했던 기억이 났다. 제일 힘들었던 손님은 술을 많이 하고 횡설수설하는 사람, 이것 집었다 저것 집었다 하면서 결국에는 안 사가는 사람, 이거 저거 담으라고 해놓고는  잠시 볼일 보고 온다더니 오지 않았던 사람, 그리고 올 때부터 욕하면서 시비 걸었던 사람이다.

불편해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굴욕적인 경험을 참아야만 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아줌마 출입금지"라는 '노줌마존'을 선언한 인천헬스장이 큰 이슈였다.

심지어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 가능'이라고 써서 논란을 일으켰다.

'에잉? 나도 아줌마인데 그럼, 나도 못 가는 거야? 이건 아니지!' 하면서 뉴스를 봤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체육센터 헬스장이 떠올랐다.

우리 동네에는 유독 어르신들이 많이 사신다. 그래서 구에서 관리하는 체육센터에 많은 어르신들이 등록하고 다닌다. 가끔 여기가 헬스장인지 어르신들 아지트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함부로 젊은 사람들에게 대하는 어르신들이 있기에 나 또한 불편함을 경험했다. 

우르르 몰려 커피 마시는 것은 그래도 괜찮다. 함께 모여 이야기할 곳이 없으니 커피믹스를 가져와서 이야기 나누는 거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선거철이 되면 오로지 보수편만 옳다고 우기거나 명절이나 스승의 날이 되면 불법인 거 뻔히 알면서도 돈을 강매로 거두는 사람, 큰 소리로 자기 의사가 옳다고 하는 사람, 샤워장에서 염색을 하거나 아래위로 젊은 사람 몸을 보며 한 마디 하는 사람 등 생각보다 많다. 

잘못된 점을 말하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경우도 있었다. 나이가 많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무조건 젊은 사람이 예의가 없다면서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줬다. 나 또한 몸을 말리고 있는데 어르신 한 분이 갑자기 내 자리를 밀고 들어와 춥다며 선풍기를 꺼버리고 내 자리를 독차지했다. 한 마디를 하려고 하니 주변에 다 그 어르신을 옹호하는 사람만 있어 관두었다. 도대체 나이가 벼슬인가라는 생각과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인천 헬스장 일은 평등 문제로 갑을논박이 뜨겁지만 헬스장 주인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욕 들을 거 뻔히 알면서도 저런 조치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내가 먼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나만 된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사는 사회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 




한성옥이 쓰고 그린 <<행복한 우리 가족>> 그림책은 표지부터가 남다른다.

아니 책표지가 이렇게 되지 않았다면 그저 평범한 책이었을지도 모른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행복한 우리 가족>> 빨간 책표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자가 수상하다. 금지어로 표시된 '우'가 수상하다.

더구나 '가족'에서 '족'글자를 따라가면 폭탄이 달려있다. 곧 터지려고 하니 불안이 엄습해 온다.

금지, 경고를 알리는 빨간색 속에 가족은 웃는 얼굴로 독자를 바라본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평범해 보이는 가족, 소연이에는 아침부터 바쁘다. 오늘은 소연이네 가족이 봄나들이 가는 날이다. 여느 집처럼 봄나들이에 필요한 물건을 바쁘게 움직이며 챙기는 모습에 들뜨게 한다. 분주한 분위기에서도 김밥을 살짝 먹고 있는 소연이가 귀엽다. 왜 그런지 엄마들은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보다 집에서 준비해서 가는 걸 선호하기에 가방이 많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핸드폰을 놓고 온 소연이 엄마가 집안으로 들어간다. 밑에서 위에서 누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건 말건, 소연이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채 엄마를 기다린다.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 아빠는 드렁크에 실을 물건을 정리하는데 차 색깔과 책표지 색이 동일하다는 부분을 기억하면 좋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마트를 들린 소연이네 가족은 소연이가 미리 계산대에 서고 뒤에 줄지어 선 사람들은 짜증 난 표정으로 아랑곳없이 물건을 고르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아빠는 빨리 가기 위에 불법 유턴에 속도위반에 운전 중 전화통화까지 한다. 하지만 소연이네는 이런 불법이 당연한 것처럼 행동한다. 소연이네 가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술관에서, 극장에서, 식당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행복한 가족 모습은 하루 종일 민폐를 끼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우리 가족 행복만이 절대선이며 빛난다. '남'과 '이웃'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꼭꼭 닫은 가족 모습을 통해 '가족'과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헬스장에서 피해를 준 나이 든 아줌마에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들의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전달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평등 인권을 생각하기 전에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는지, 내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가지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더불어 산다.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당신의 행복은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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