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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승주 Dec 27. 2023

디스턴싱 후기, 나다운님의 생각과 거리두기

디스턴싱 후기

본 매거진에서는 디스턴싱을 통해 생각과 거리를 두고 가치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일을 좋아하는 나

금융사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35살, 나다운입니다. T보다는 F에 가까운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해요.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그곳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일을 재밌게 해오고 있는 것 같아요.

가끔씩은 좋아하는 카페에서 일하기


뒤처지지 않으려 애써온 지난날

오랫동안 나와 타인으로부터 늘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애쓰는 삶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매 순간에 불안감이 있었기에, 먼 미래를 위해 달려야 했어요. 실패할 때면 그 이유를 과거에서 찾으며, ‘나는 어쩔 수 없는 건가’하며 한탄하기도 했고요. 순간순간 현재를 살아가는 기쁨보다는,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는 외줄 타기 인생, 불안함이 늘 제 삶을 지배하고 있었어요.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찾아서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

어떻게 하면 불안감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며, 그동안 다방면으로 나름의 노력을 해왔어요.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자 심리학 공부도 하고, 내면을 탐구하기 위해 서적과 자료도 찾아보기도 했어요. 어쩌다 접하게 된 명상도 나름 꾸준히 해왔고요. 그럼에도 마음이 답답할 때는 상담도 받아보고, 때로는 사주와 타로에 의존하기도 했고요.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해도 마음이 헛헛한 날에는 기분 전환을 위해 계획에 없던 물건을 아무 고민없이 덜컥 사기도 했어요. 스스로 부족하다는 마음이 들 때면 더 타이트한 계획을 짜고 바쁘게 움직이며 시간과 돈을 투자해 왔던 것 같아요.


기대 없이 시작한 디스턴싱

앞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는 불안감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오웰헬스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어요.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었죠.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 신뢰감을 느끼고 디스턴싱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디스턴싱 또한 스스로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 중 하나에 불과했어요. 큰 기대는 없었어요.


엄마는 언니를 더 좋아해

디스턴싱을 진행하며 제가 크게 깨달았던 때가 두 번 있었는데요.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늘 제 마음속에 잡혀있던 “엄마는 언니를 더 좋아해”라는 생각이 지금껏 저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것이 제가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와 언니와의 잦은 마찰을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디스턴싱과 함께하면서 그 생각이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엄마가 언니를 더 좋아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차차 생각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때부터 엄마와 언니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고, 불안함과 외로움이 조금씩 걷혀나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엄마와 언니와 함께 떠난 나들이


늘 현재에 없었던 나

디스턴싱을 진행하며 크게 깨달았던 또 하나의 두 번째 순간은, 저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 감정을 경험하기보다는 현재 느끼는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이유를 찾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과거와 미래에서 계속해서 이유를 가지고 오고 있었죠.


이론을 배우는 부분에서, 맛집을 가다가 타이어가 고장 난 사건에 대한 비유가 있었어요. 지금 소중한 사람과 맛집에 왔는데, 펑크난 타이어를 꼭 지금 고치겠냐는 질문이었죠.


제 답은 No였죠. 펑크난 타이어는 소중한 사람과의 식사를 마친 뒤에 해결해도 되니까요. 그런데 저는 과연 이런 삶을 살고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이때 깨달았어요. 제가 늘 현재에 살지 않고 먼 미래와 이미 지나간 과거 속에서만 머물러 살아왔다는 것을요. 지금 나의 몸, 생각은 현재에 있는데 말이죠. 이때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이걸 깨닫지 못했다면 저는 늘 불만족하며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지금 이 순간을 두고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있을 것인가?


서서히, 스스로, 한 발짝씩

우선 디스턴싱은 어렵지 않아요. 굉장히 쉬운 방법으로 내가 가진 신념과 믿음, 관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서서히 이끌어 주는 부분이 있어요. 어려운 이론보다는 일상 생활에서의 비유를 통해서 설명해 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고, 그것을 다시 정리해 주고 피드백을 받는 등 굉장히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에요.

프로그램 중 활동 일부

이끌려 가는 프로그램은 배운 것조차 금방 휘발되어요. 하지만 디스턴싱은 오로지 내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되고, 배운 것도 기억에 오래 남아요. 그리고 일상에서 실습할 기회를 계속 만들어 주기 때문에 금방 체화가 된답니다. 단시간에 모든 것을 다 이해하게 하는 주입식이 아닌, 서서히 스스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게 하는 부분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

제가 오랫동안 가져왔던 인정받고 싶은 욕구, 그 욕구를 바탕으로 늘 남들보다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감, 무엇이든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고군분투하는 나의 삶의 뿌리는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정욕구는 결코 뗄 수 없는 불변의 것이라 생각했죠. 만약 바꿀 수 있다면, 이를 위해 오랜 수련을 거치거나, 어쩌면 종교나 영적인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디스턴싱을 시작하고 난 후로는, 내가 가진 신념과 사고는 얼마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간 불안함과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모한 에너지를 생각해 보면, 디스턴싱에서 이 정도의 노력만으로 얻어진 결과라는 것이 놀라워요.


그래서 지금은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어요. 지나온 과거를 탓하지도, 먼 미래를 위해서도 불안해하지도 않고, 제가 겪는 현재를 기꺼이 경험하며 살고 있어요.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 같아요.

과거를 탓하지도 먼 미래에 불안해하지도 않고 지금을 느끼기
현재를 기꺼이 경험하며 살아가는 법


내용도, 속도도, 나를 위해

디스턴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즉, 제가 직접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인 거예요. 그 과정에서 담당 코치 선생님은 정제되지 않은 나의 이야기를 도식화하고, 다시 정리해 주시는 역할을 해주셨어요. 나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어요.


또 오늘 할 활동을 못 한다고 해도 어떠한 페널티를 받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와 경쟁하는 활동이 아니었기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잘하고 못하고 평가도 없어요.


코치 선생님은 진행 속도를 온전히 저에게 맞춰 주셨어요. 급한 일이 있어 진행을 하지 못할 때에도 기다려 주셨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의지를 갖게 도와주시기도 했어요.



추상적인 마음 관리에서 벗어나

사실 마음과 관련된 것을 설명하기에는 추상적인 부분이 많잖아요. 하지만 디스턴싱은 어려운 이론도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개념이 잘 정리되어 있고, 비유적인 표현 등을 통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아요.


또한 디스턴싱에서는 어떤 생각, 감정을 점수로 늘 표기해요. 점수로 표현하다 보면 나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점수를 낮춰 나갈 수 있는 실전적인 방법을 터득해 나가요.


마음속에 생긴 여유

살다 보면 힘든 일이 있을 수 있겠죠. 또 언젠가는 감정이 요동치는 날도 있고, 누군가가 미울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는 때도 있겠죠. 그리고 가끔은 화나는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생기기 마련이고요. 근데 이제는 그때마다 그 문제 자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는 내 마음을 먼저 살피고, 좀 더 현명하게 답을 찾아가는데 포커스를 둘 것 같아요. 예전과는 다르게, 여유로운,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이 현재의 순간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소중함을 알아차리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돌보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현재의 순간에서 알아차리는 기쁨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제가 오랫동안 바라왔던 삶이에요. 한결 그 삶과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그 답을 찾고자 이렇게 돌고 돌아온 것만 같네요.

스스로를 사랑하고 돌보는 삶


오늘 하루, 한 걸음의 변화를 위해

10년을 넘게 나를 바꾸기 위해서, 또는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해 왔어요. 하지만 디스턴싱과 함께한 몇 개월로 그 수년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과연 얼마나 바뀔까? 나도 바뀔 수 있을까? 다른 프로그램과 비슷하진 않을까?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제 경험상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디스턴싱을 알게 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하루 한 걸음씩 나아가기


물론 각자가 가진 고민이 다르기에, 한 번에 좋아질 수는 없겠지만 디스턴싱을 통해서 점점 변화해 나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많은 것에 욕심내지 않고, 오늘 하루 한 걸음씩 변화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주저 말고 함께 해보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디스턴싱(Distancing) 팀을 이끌며 인지치료사와 함께 '거리두기'를 배우고 연습하는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울, 불안, 무기력, 번아웃 등의 문제로 고민 중이라면, 아래에서 디스턴싱을 만나보세요.


출처: https://orwell.distancing.im/user-story/nada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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