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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승주 Dec 28. 2023

성격이 이상한 것도 질환이 될 수 있다?

성격장애에 대하여

사람들은 누군가와 어울리고 관계를 맺을 때 그 사람의 성격을 굉장히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걘 성격이 시원시원해”, “다 좋은데 성격이 별로야”, “한 성깔 하잖아” 등과 같이 성격에 대한 평가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성격이 이상한 것도 질환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사실.


성격이 보통 사람들의 정상 범위를 지나치게 벗어나게 되면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성격장애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속적인 행동 양상 및 성격이 현실에서 중요한 기능 및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데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아무런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을 의심하고 적대시하는 성격 때문에 유대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힘들다면 성격장애가 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정신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용하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에 따르면, 성격장애는 10가지 종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가장 흔한 성격장애 5가지에 대해 알아보자.



경계성 성격장애

최근 TV 프로그램이나 뉴스 기사 등의 매체를 통해 경계성 성격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때가 종종 있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흔히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버려지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

자신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거나 자신을 떠나려는 모습이 보이면 극심한 분노를 표출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행동

경계성 성격장애는 성격장애 중에서는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통계에 따르면 일반 인구의 0.5~5.9%가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경계성’이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헷갈릴 텐데, 문자 그대로 경계를 왔다갔다 한다는 것을 뜻한다. 조금 더 전문적인 표현으로는 이상화(idealization)와 평가절하(devaluation)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이성관계를 맺을 때 이상적인 점이 보여서 만나다가 나쁜 점이 보이면 곧바로 헤어지는 식이다. 단순히 성격이 이상하다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매우 힘든 질환이다. 경계성 성격장애에서 자해 및 자살 시도 등의 자살 관련 행동은 흔히 관찰되며,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을 경우 일반 대중에 비해 자살 위험이 약 40배 높아진다. 흔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1% 정도의 평생 유병률을 보이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무한한 성공욕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과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는 행동

인간관계에서 타인을 위할 줄 모르며 모든 것에 자기 중심적인 태도

자신의 기량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자신감 있는 생각(→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실망)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려는 욕구 (→ 내면보다는 겉에 비춰지는 모습에 집중)

자신을 향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함.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만성적이고 치료가 제법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중년기까지는 병식, 즉, 스스로 자신의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사회성 성격장애

예전에는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등의 용어로 흔히 불렸다. 반사회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사회적 규범에 공감하지 못함

자신의 득실에 따라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범

범법 행위를 저지르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일삼음

자신의 그릇된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함

당연히 슬퍼야 하는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경향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는 다소 극적으로 보여 ‘연극성’ 성격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마치 연극을 하는 것과 같은 극적인 반응

불안정하고 과도한 감정선 및 충동적인 성향

다른 사람에게 주목 받고 싶어 하는 과도한 욕구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관심을 끌기 위해 극적인 행동을 함

이러한 성향은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여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성적으로 문란한 경우가 많고 성적 관계에 만족하지 못한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는 여성에서 더 흔히 나타나지만, 남성에서도 과도하게 멋을 부리거나 이성을 유혹하려는 행동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의존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혼자 독립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흔히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다른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보호 받으려는 모습

다른 사람의 의견 없이는 일상적인 의사결정도 내리기 어려움

혼자 있는 경우 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과장된 두려움 때문에 불안하거나 우울해지는 경향

다른 사람의 지지와 보살핌을 얻기 위해서는 불쾌하거나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음

이들은 특히 지지와 칭찬을 잃는 것에 대해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관계가 끝나면 바로 다른 대체 관계를 찾아나선다.



이외에도 편집성, 분열성, 분열형, 회피성, 강박성 성격장애가 존재한다. 성격장애의 내용을 살펴보면 몇몇 특성들은 “어, 나도 그런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일반적인 내용이다. 위와 같은 특성이 있다고 모두가 성격장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자.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실제 위 문제들로 인해 일상 생활에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다. 성격장애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신치료 또는 인지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흔히 정서도식치료와 같은 인지치료 기법들을 활용할 때가 많다. 오랜 기간이 걸리는 일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문제도 분명 조금씩 호전될 수 있다. 그러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적절한 도움을 받아보자.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디스턴싱(Distancing) 팀을 이끌며 인지치료사와 함께 '거리두기'를 배우고 연습하는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울, 불안, 무기력, 번아웃 등의 문제로 고민 중이라면, 아래에서 디스턴싱을 만나보세요.


출처: https://orwell.distancing.im/blog/perso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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