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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빙 Jun 04. 2021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영화

인생의 양면성과 욕망의 삼각형.

리뷰어라고 나 스스로를 자처하나 나는 꽤 자격 없는 리뷰어라고 생각한다. 영화, 아니 창작물의 기준이 관대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평론가들이라면, 작품의 계보도 알고, 미장센도 단번에 인지하고 파악하며 평가를 내리겠지만... 나는 평론가가 아니다. 그런 영화적 지식에 대한 배경은 없다. 그저 내가 영화를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말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리뷰어겠지.

 당연하겠지만. 나는 오히려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면 뭐든 좋아한다. 그것이 콘텐츠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던지, 아님 장르에 따른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영화인지, 또 아니면 시대를 잘 고증해서, 그도 아니면 의상이 독특하고 예뻐서, 음향이 좋던, 하여간 뭔가 매력적인 요소가 뭐든 한 가지라도 있다면 좋아한다. 오죽하면 재미있는 영화를 고르는 것보다는 아주 재미없는 영화를 고르라고 하는 편이 나에겐 더 쉽다고 하겠는가. 하지만 그중에서도 굳이 고르자면, 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영화가 좋다. 흔히 말하는 상상의 여지가 있는, 결론이 확고하게 정해지지 않은. 이렇게 봐도 말이 되고, 저렇게 봐도 말이 되는. 뭐 명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대개 이런 것들임을 생각하면 그다지 특별한 취향이 아니긴 하다.


 나는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이건 나만의 개성을 보여주고 싶은 과도한 자기애의 발현일 수도 있고, 인정 욕구일 수도 있고, 아님 뭐 그냥 생각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전부 다 합쳐진 결과물이라는 게 제일 유력하긴 하다. 그렇다 보니 한번 생각을 하면 끝을 모르게 파고들고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영화는 고로 나에게 많은 기쁨을 주지만 동시에 피곤함을 주는 약이자 독인 셈이다.


 왜 이 말을 하냐고? 그건 며칠 째 내가 '허쉬의 리뷰'를 붙잡고 전전긍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잡은 주제가 '욕망'이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폭발할 지경이라 며칠 째 완성을 못 짓고 있다. 더군다나 이제 막 시작한 인스타 그램의 카드 뉴스로 추천하는 간단 리뷰도 일과의 한 축이 되었기에 무던히 바쁜 상황이다. 그 와중에 새로운 넷플릭스 신작도 봐야 하고....


그래서 아쉽게도 '허쉬'의 리뷰는, 조금 더, 수정하고 다듬은 뒤에 올려야 할 듯싶다. 대신 인스타 카드 뉴스에서 예고한 것처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평가가 확실히 갈리는 영화이긴 하나, 그런 만큼 장단점 또한 확실하여 보는 즐거움이 있는 영화였다. 감독의 특성상 개성 넘치고 화려한 영상미가 두드러지다 보니, 카드 뉴스 만드는 것도 기대가 되기도 하고.(아주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요소가 명백하게 있고 생각할만한 여지를 주기에 한번 다룰 필요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 인간성에 대해서 얘기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그럼 이내 다시 돌아오길 바라며.

참고로 영화 '허쉬'의 리뷰 주제는 '욕망의 발현'에 대한 것이다. 대학교 때 지겹게도 들었던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이 갑자기 떠오른다. 아마 리뷰가 끝나면 한동안 보지 않겠지.... 그렇게 질리도록 들었음에도 결국 읽어보지 않았던 그 책처럼.... 그리고 더 우울하게 만드는 건 벌써 그때로부터 팔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책을 읽어보게 된다는 점이다. 인생이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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