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없어야 할 고난의 하루
밀라노-피렌체 구간의 급행열차가 취소되어 생긴 에피소드로, 아주 길고 지루함을 먼저 알립니다. 혹시 우리 같은 경험을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 남겨보지만 이런 일이 자주 있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허허
여담으로, 몇 시간 전 차선책으로 급하게 예약했던 플릭스 버스는 4인 약 16만 원이었다. 어차피 못 타게 된 것, 환불은 어려울 것 같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검색해 보니 고객센터로 직접 연락하면 가끔 환불이 가능하기도 한 모양이었다. 어차피 완행열차, 우리에게 넉넉한 건 시간뿐이니 연락을 시도해 보았다.
첫 상담원과의 연결. "혹시 환불해 줄 수 있니? 바우처 말고 환불을 원해." "바우처로만 줄 수 있어. 우리 바우처는 유효기간이 1년이고 가족, 친구들한테 양도할 수 있단다. 바우처로 줄게." 일부러 채팅이 끊어지도록 시간차를 두고 두 번째 상담원과 연결되기를 기다렸다.
"안녕, 날씨 때문에 차를 못 타게 됐어.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지만, 나는 오늘이 유럽여행 마지막 날이라서 더 이상 플릭스 버스를 탈 일이 없단다. 혹시 바우처 말고 환불을 해줄 수 있니?" "원래 바우처로만 줄 수 있지만, 혹시 네가 정 원한다면 수수료를 떼고 7만 원 정도는 환불해 줄게."
음.. 취소의 이유가 그들에게 있다면 당연히 전액환불을 받았겠지만, 우리의 사정으로 급하게 예약, 취소했고 어차피 환불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오케이를 했다. 1년 안에 바우처를 쓰지도 못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