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초보들의 길잡이
"나는 오늘부터 주부가 되었다"
2014년 9월의 어느 날. 나는 플라스틱 밀폐용기 T회사에 입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만 7년을 일을 하고, 어마 무시한 코로나의 영향으로 나는 주부가 되었다. 일하는 아내, 엄마 자리를 내려놓고 나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시간에 맞춰서 나가느라, 종종걸음으로 아이를 챙기고, 대충 집안 청소를 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하품을 거하게 하며, 떡진 머리로 일어나 아이를 깨우고, 엘리베이터에서 “잘 다녀와” 하며 손을 흔들 수 있게 되었다. 아이도 신랑도 보내고 나면 절간 같은 집에 나는 홀로 남는다. 나는 오늘부터 주부가 되었다.
7년의 워킹맘 내려놓고, 전업주부 즉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살림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가진건 시간뿐인 나에게 살림이란, 너무나 즐겁고 신이 났다.
처음부터 나는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지 않았다. 그저 나는 시골에서 자란, 조금 아니 많이 촌스러운 여자였다. 단지, 비닐에 음식을 담아주는 거 싫어하고 종이컵에 따뜻한 커피 마시는 걸 기피했으며, 음식을 버리는 걸 싫어했다. 그래서 나는 밀폐용기 T회사에 입사했는지 모른다. 비닐봉지 대신에 밀폐용기에 담고, 일회용 페트병 물을 사 먹지 말고, 알록달록 예쁜 물통을 사서 담아 다니라고 이야기했으니,, 그게 내가 생각하는 제로 웨이스트 생활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나도 내가 원하는 삶과 가치관을 모를 때이다. 코로나로 주부가 되지 않았으면 나는 아직도 지구를 위해 예쁜 플라스틱 통을 사고 또 사라고 말하고 다닐 것이다. 맞다. 그래서 사람은 배움을 통해 계몽해야 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그때는 나도 그랬으닌깐, 뒤돌아보면 참 반성할 일이 많다. 지구환경을 지킨다고 말하면서 OTHER 플라스틱을 좋다고 사라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도 그때는 그런 줄 알았지, 맞다. 처음부터 제로 웨이스트 레스 웨이스트 미니멀 라이프 속히 있어 보이는 살림살이를 할 줄 알았으면, 지금의 내가 어디 있겠는가 싶다. 돌아보면 끔찍한 순간들이 지만,,
지금은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일들이었다. 독자들도 몰랐던 나, 돌아가 생각을 해보자.
아. 그때는 내가 그랬지. 참으로 어리석고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생각할 것이다. 다시 돌아가, 어마 무시하던, 20년의 코로나로 만 3년을 운영하던 T사의 가게를 접게 되었다. 시간에 쫓기다 일만 하던 나에게 정말이지 오랜만에 ‘시간이 많은 나’로 돌아갔다. 아이와 함께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면서 9살 내딸이가 이랬나? 싶을 정도로 잘 알게 되었고, 집이 이렇게 중요한 공간 따뜻한 공간이라는 것도 이때 깨닫게 되었다.
항상 집은 나에게 잠만 자는 곳이었는데,,, 쉼 나를 충천해줘야 하는 곳이 집이란 걸 알았다. 그러면서 주부라는 직업이 정말 해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할게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알람에 맞춰 눈을 뜬다.
나이가 들면 아침잠도 없어진다고 하는데. 곧 40이 되는 나는 언제 아침잠이 없어질까? 라며, 겨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아침의 풍경은 일을 하나, 전업주부로 집에 있으나, 같구나..... 단지 잠이 많고 작고의 차이일 뿐이다.
먼저 화장실에 들어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욕실에 가서 양치부터 한다.
양치컵, 대나무 칫솔, 대나무혓솔, 고체 치약 내가 하루를 시작하고 처음 맞이하는 제품들이다.
양치컵은 아이 스텐 물컵으로 샀는데. 손잡이가 그만 떨어져 나가 버려서,,, 욕실에 양치컵으로 둔다. 우리가 양치컵만 사용해도 물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양치컵을 받아 물을 받으면 1,2,3초 만에 한 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물을 틀면, 1분에 12~20L 물이 나온다고 한다. 손을 이용해서 물을 받고 오글오글 퉥 할 동안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물을 그냥 흘러 보내는지 모른다. 우리나는 물 부족 국가라고 수없이 들어왔지만, 아직 그 말에 머리에 와닿지가 않는다. 참 아이러니하다. 알면서 자꾸 모른 척하게 되는 불편한 진실들 이제는 우리가 제대로 보아야 할 때이다.
대나무 칫솔 그냥 버릇처럼 일어나서, 사용했던, 플라스틱 칫솔을 생각해보자.
그냥 슈퍼에서 파닌 깐 남들이 다 사용하니깐 그냥 무심코 썼던 플라스틱 칫솔 플라스틱 헤드에 나일론이 박혀있고, 모 또한 플라스틱이네. 자루에는 실리콘까지 크기도 작아서 재활용이 아예 되지도 않는다.
플라스틱이 썩는데 500년이 걸리니깐 내가 무심코 섰던 플라스틱 칫솔은 내가 죽어도 평생 썩지 않고 살아있겠구나..... 우리 식구가 3 식구이니 그럼 썩지 않는 플라스틱 칫솔이 과연 몇 개인가?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나는 선물 받은 플라스틱 칫솔을 다 소진하고, 비싸지만 대나무 칫솔을 이용하게 되었다.
대나무는 왜? 친환경 적일까???
일단, 플라스틱보다 잘 섞는다.
대나무는 2차 대전에 히로시마 원폭피해에서도 유일하게 살아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그리고 하루 동안 1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매일 자주 쓰는 물건일수록 나는 플라스틱이 아닌, 무해한 제품으로 바꿨다.
대나무 칫솔을 처음 입안에 넣었을 때는 그 특유의 나무향 때문에 불쾌했지만, 곧 익숙해진다. 특히 우리 아이는 플라스틱 헤드를 야금야금 씹어대는 아이였다. 하지 말라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대도 그때뿐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씹어 먹은 것이니???
대나무 칫솔은 씹어대지도 않을뿐더러, 씹어도 무해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나무라서 잘 말려주는 게 팁이라면 팁이다.
스텐 고리 집게를 사서, 수건걸이에 걸어놓고 빠짝 말려준다. 그러면 양치질할 때마다 쾌척하다. 자루에는 우리 가족의 특징을 잡아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그러면 누구의 칫솔인지 헷갈려하지 않고 잘 사용할 수 있다.
비슷한 예로, 대나무혓솔 이다. 혀클리너를 따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지만, 혓솔을 사용해본 나로서는 양치질의 질이 확 올라간다. 나도 혀 클리너를 따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혓솔 이런 것도 대나무로 나오나 싶은 호기심에 사용해 보았다. 만족도는 와우~~~ 이때까지 내가 양치질을 어떻게 해왔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질이 확 올라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말하고 다닌다. 칫솔과 혓솔(혀클리너) 함께 사용하라고 말이다. 누구는 칫솔 주제에 2천 원씩이나 하냐고 말할 수도 있고, 누구는 혓솔주제에 4천 원 씩이나 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지구는 나 혼자 이 시대에서만 살아가는 게 아니다. 지금은 우리가 사는 순간 잠깐 빌려서 쓰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본다. 너무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에 이 정도의 가격을 주고 잘 썩는 대나무 칫솔쯤은 사치를 부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고체 치약, 아마 우리 집 욕실에 가장 뒤늦게 합류하게 된 게 고체 치약이다. 다들 씹는 치약이라고 조금은 겁이 날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T에 재직 당시 어마 무시하게 사놨던 치약이 있어서 고체 치약을 쉽게 들이지 못했다. 맞다. 치약은 유통기한이 없다. 그래서 나도 치약을 대량을 주문하고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매일 쓰고 입안에 쓰는 건데, 나는 참으로 바보 같았구나........ 치약을 다 쓰고 버려질 때를 생각해보자. OTHER이라고 버져이 쓰여있는 치약 껍데기 과연 내가 잘라서 깨끗이 씻어서 분리배출하면 재활용 잘 될까? 대답은 NO이다. 15CM 미만의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되지 못하고 소각이 된다고 한다. 앗! 내 치약이 15CM는 넘지 않지......
나는 고작 양치질 하나만 하려고 했을 뿐인데,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 생각해야 할 일이 몇 가지나 된다. 맞다. 사람이 움직이며 이 모두가 다 탄소발자국이 생긴다.
나는 그래서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조금은 귀찮고 어려운 일이지만.... 지구를 위해 시간 많은 내가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해봐야지,, 조금은 탄소발자국이 아니라 산소 발자국을 남겨 보아야지 라고
내 욕실에는 화장지가 두 종류가 있다. 다른 집도 흔히 쓰는 화장지 이 화장지도 우유팩 10개와 맞바꾼 재생휴지이다. 그리고 남들이 쓰지 않는 빨아 쓰는 휴지 와입스이다.
소창을 잘라서 하나하나 손바느질로 꼼꼼히 바느질하고 색실로 상침을 놓으며, 완성한 휴지이다. 내가 빨아 쓰는 휴지 와입스를 사용한다고 하면 궁금증도 많고, 에??? 다들 반응이 하나같다. 물론, 일반 재생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나도 사람인지라, 쓰고 버리는 일회용 휴지를 찾을 때도 있다. 하지만. 빨아 쓰는 휴지와 함께 사용하다 보면, 일회용 휴지는 쓰는 일이 드물어진다.
휴지 유목민이었다. 두꺼워야 하고, 먼지도 나지 않아야 하고 늘 여자 둘과 함께 사는 우리 집 남의 편님은 휴지를 사 와서 구박을 안 받는 날이 없었다. 지금에서야 이야기 하지만, 휴지 잘못 사온 날은 그 휴지 30 롤 다 쓸 때까지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뭘 알겠나? 비닐을 뜯어 휴지를 써보지 않고서야 그 휴지의 질감이나 먼지 정도를 알 수가 없으니,,,, 근데 지금은 나와 딸아이가 빨아 쓰는 휴지 와입스를 사용하니, 휴지에 대한 모든 걸 내려놓았다. 우유팩을 온 동네 이웃에게 공수받아 동사무소에 바꿔온 재생휴지는 남의 편님이 전적으로 사용하며, 20년 10월부터 나는 아직 휴지를 사지 않았다. 동사무소에서 우유팩과 맞바꾼 휴지가 서랍장에 가득 들어있다. 휴지를 볼 때마다 정말 나는 산소 발자국을 남기고 있어 라며 스스로에게 위안을 받는다.
빨아 쓰는 휴지 와입스의 관리에 대해 많이들 물으시는데 간단하다.
물에 과탄산소다 빨랫비누로 조물조물 한 다음에 전용 삶 솥에 담겨놓는다. 2~3일에 한번 삶아주고 헹군 다움 햇볕에 말리면 끝이다. 다른 특별한 얼룩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충분히 물에다가 삶아서 널어놓는 것 만으로 위생적으로 관리가 된다. 과탄산소다 비누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나의 살림 템이다. 과탄산소다 가루는 체 녹지 않아서 가루 그대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나처럼 많이 삶 아대는 사람에게는 자주 소비되는 살림 템이 될 것이다. 자주 소비된다는 건 자주 사게 되는 것이고, 또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과탄산소다 빨랫비누 '허락받은 게으름'이라고 한다고 했다. 꼭 추천한다.
빨아 쓰는 휴지 와입스 보관 파우치도 한 5년 전에 다 있어 마트에서, 산 기억이 난다. 단추가 달아나고 단추를 여미는 부분을 휴지 고리에 걸어두니 딱이다. 새로 사지 않고, 있는 물건을 다시 재사용하고 쉽게 버리지 않는 나를 칭찬해 본다.
세수를 하려고 비누를 들었다. 언제부터 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향에 민감했다. 남이 뿌리는 향수에 머리가 아팠고, 공공 화장실에서는 물비누로 손을 절대로 씻지 않았다. 남이 건네는 핸드크림도 쉽사리 바르지 않았고, 그 정도로 향에 예민했다. 물론 남의 옷에서 나는 섬유유연제 냄새에 정말 골이 빠질 것 같은 경험도 해보았다. 그래서 나는 바디워시도 손세정제도 집에 없었다.
이 코로나 시국에 손세정제 하나 집에 없다며, 오신 손님들이 놀라긴 했지만, 난 결혼과 동시에 친정언니와 직접 수제비누를 몇 KG 씩 만들었다. 1년 쓸 수제비누를 직접 만들어서 냉동실에 두고는 그걸 써왔다. 그래서 나는 비누 사용이 어색하지가 않다. 지금은 코로나로 친정언니를 만날 수가 없어서 수제비누 대신에 마트에서 사기도 하고 또 선물로 주면 감사히 쓰기도 하고 있다.
우리 집 욕실에 있는 비누이다. 비누 주제에 왜 이리 귀여운 것이야........
제로 웨이스트 삶을 지향하게 되면서 플라스틱을 줄여보자 싶었다. 내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개수를 줄여보자. 샴푸통 다 쓰고 깨끗이 씻어내고 안녕, 샴푸바로 바꿨지만, 야심 찬 내 의지와 상관없이 너무나 뻣뻣한 머릿결, 나야 단발 파마머리라 뻣뻣해도 견딜 수 있지만, 긴 생머리 딸아이는 너무나 힘들어했다. 머리 손질하는 내가 힘들 정도였으니,,, 두피까지 잘 씻어내지 않으면 고약한 냄새까지 샴푸 비누는 안 되겠다. 싶어 하던 찰나 린스 비누를 만나게 되었다. 린스 비누는 그야말로 "유래카" 일반 린스와 다를 바가 없다. 부들부들 아... 좋았어, 샴푸의 단점을 그대로 보안해주며, 내 머리카락이 미역줄기 마냥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린스 비누 너 정말 칭찬해!!!!!
나는 두피가 예민한 편이라 일반 플라스틱 샴푸도 마트에서 파는 그런 게 아니라 백화점이 방판으로 500ml에 몇만 원 하는 샴푸를 썼었다. 그리고 탈모예방도 되는 근데 비누로 머리를 감고 놀라운 일은 그 예민하던 두피가 멀쩡 해진 것이다. 샴푸 한 번으로 남아날게 없이 빠지던 머리카락도 확 눈에 띄게 줄었다. 와 뭐지 나는 그동안 값비싼 샴푸를 사용하면서 쓰레기도 많이 만들고, 내 두피도 괴롭히고 아까운 내 머리카락도 하수구로 흘러 보내야 했단 말인가?????
나는 단지 비누를 바꾸었고, 플라스틱 샴푸통을 줄였는데 내 삶에는 커다란 삶의 변화가 예고되었다.
사람들은 그런 착각을 하고 사는 게 아닐까?
비싸게 주고 샀으니 말이야, 남들이 좋다고 하니깐 말이야 하면서 돈도 쓰레기도 내 건강도 함께 버리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생각난다. 딸아이가 4살 때인가? 혼자 욕실에서 물장난을 한다고 들여보냈는데. 글쎄 값비싼 내 샴푸를 다 펌핑해서 2/3를 다 짜서 거품 놀이를 했던 기억이, 너무 아까운 내 샴푸 하면서 울부짗었던 추억이다.
이젠 그런 장난을 치던 딸아이도 없겠거니야. 만약에 내가 비누를 사용했더라면 그런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왜 그때는 플라스틱을 줄여야 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나의 비누들의 뒷모습이다. 이렇게 다양한 비누가 뭔지 기억은 하고 있나요???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정답은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남의 편님과 딸아이는 씻을 때마다 말해줘도 모른다. 비누를 다 쓰고 다른 모양 다른 색상으로 바뀌면 또 묻는다. "엽오 샴푸가 뭐야??" "엄마 뭐로 손 씻아?"라고 아. 주부의 일은 끝이 나지 않는다. 매일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해줘야 하는구나,,,
팹시 뚜껑은 손 비누 콜라 뚜껑은 린스 사이다 뚜껑은 샴푸 하얀색 화장품 뚜껑은 빨랫비누라고...
뒤를 보면 그 뚜껑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그리고 뚜껑이 비누홀더 역할을 해서 비누가 물러지는 걸 방지한다. 와, 병뚜껑으로 비누홀더 핧 생각 한 사람 나오세요. 제가 큰절드립니다.
만 6천 원이나 주고 산 값비싼 비누홀더 보다, 더 유용하고 잘 써진다.
비누는 잘 무른다.
비 위생적이다.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이런 말들은 아마도 손세정제를 팔 기 위해서 기업에서 만든 속설이 아닐까 싶다. 독한 향기를 내뿜는 손세정제보다, 마트에서 산 천 원짜리 비 누한장이 더 위생적이고 지구에도 헤롭지 않다. 가성비는 말로 뭐해, 샴푸 2개 쓸 때쯤에 린스 비누 1개를 쓰는 것 같다.
우리 집에는 손 씻고 발 씻고 몸도 씻는 만능 수제비누이다. 이제 이 비누도 다으면, 마트에 가서 도브 1200원짜리 비누를 사 올 생각이다. 인터넷 쇼핑은 과도한 쓰레기를 부른다. 택배박스 송장 테이프까지 그리고 서치 하느라 힘 빼는 시간까지도 말이다.
비누를 사용하는 나는 마트에 비누 코너에 한참을 구경한다. 요즘에는 때 비누 말고 구경할 비누 종류가 많이 없다. 너도나도 할거 없이 바디워시나, 손세정제 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닌깐.......
나의 욕실을 한번 둘러보자 과연 플라스틱 용기가 몇 개나 될 것인가??? 그 플라스틱 용기를 분리배출하면 어디로 갈 것인가? 딱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물건 사는 일이 쉽지가 않을 것이다.
내가 소창을 알게 된 것도 벌써 4년 전 일이다. 친정언니가 소창이 그렇게 좋은 원단이래, 오만 걸 다 만들 수 있데 라며, 같이 소창 원단을 사서 빌려온 미싱으로 주말을 반납하고 소창 수건을 만들어 왔다. 딸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수건도 잘 쓰고 싶었다.
소창 수건을 쓰기 전에는 1년에 한 번 수건을 교체해 주었다. 일반 면타월은 꼭 장마철이 되면 냄새가 났었고 부피도 너무나 많이 차지하고 항상 골치 덩어리였다.
근데 소창 수건으로 바꾸고 나서는 빨리 마른다.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 잘 마르니 냄새가 나지 않는다. 새 하얀색이라, 미니멀 라이프와 제로 웨이스트 삶에 딱 어울린다 였다.
이렇게 소창 수건이 잘 정리된 서랍장을 열 때마다 나는 첫사랑 그를 만난 기분이 든다.
정말 주부가 다 되었다.
소창 수건은 과탄산소다를 듬뿍 넣고, 아기사랑 세탁기로 삶는다. 그래 이 정도 사치는 부릴 수 있는 거야 라며 말이다. 소창 수건은 왜? 살림하는 주부들이 사용하지 않는가?라는 의무가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살림 템이다. 매년 장마철이 오기 전에 수건 가게에 가서 30장씩 제일 좋은 수건으로 바꿨는데, 이제는 그런 수고스러움과 생활비가 굳었다. 나는 뭔가 지구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지구는 나에게 삶의 터전과 생활비를 도로 아껴서 페이백을 해주는 기분이 든다. 살림을 잘하고 싶은가? 생활비를 아끼고 싶은가? 그럼 나를 따라 더 실천해 보자.
다회용화장솜이다. 화장을 하는 나에게 있어서, 클렌징이 제일 문제였다. 화장품은 공병리사이클을 해주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클렌징을 어떻게 해결해 갈것인가? 였다. 맞다.
화장을 하지 않는게 환경을 위한 일이지만, 나에게도 나를 꾸미는 시간도 중요했다. 그래서 알게 되었던게 다회용화장솜 이다. 클렌징 오일을 묻혀서 닦아낸 다음, 조물조물 해서, 칫솔옆에 말려놓으면 또 금방 마르게 된다.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피부 자극도 없다.
참 좋은세상이다. 이렇게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제품들이 얼마나 넘쳐나는지 이글을 쓰고 난 후에는 더욱더 좋은 제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곳 주방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알려줄 살림 템도 제로 웨이스트 팁도,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쉽게 할 수 있는 실천 하고 바꿀 수 있는 게 "수세미"이다. 나는 어떤 수세미를 주방에서 사용하는가? 알록달록 예쁜 아크릴실로 뜬 수세미? 빤짝빤짝 빛나던 그 아크릴이 쓰다 보면 광택을 잃고 어디로 갈까? 맞다. 바로 내 입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알았다. 아크릴수세미도 바로 플라스틱이라는 걸,,, 난 플라스틱처럼 생긴 게 플라스틱인 줄 말 알았는데 알고 보면 플라스틱인 것도 너무나 많았다.
나 또한 아크릴수세미를 얼마나 선물로 받았는지 서랍장 가득했다. 아크릴수세미 플라스틱을 떠나서, 기름기 있는 설거지 한번 하면 삶던지 어짜던지 뭔 짓을 해도 그냥 기름덩어리 수세미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항상 불만이었던 차에 "열매 수세미" 알게 되었다.
나는 시골 촌년이었고 이 열매 수세미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난 다 알고 있었다.
친정 갈 일이 생겼다. 내 기억으로 추석이지 싶은데... 마침 열매 수세미의 수확철이기도 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넣었다. "엄마 내가 열매 수세미가 필요해 어디 있는 거 좀 따놔"
우리 엄마 손도 크지... 무슨 열매 수세미를 한 포대를 건네주신다. 룰루랄라 나는 또 이 열매 수세미를 받아 들고 집으로 왔다. 어찌 손질하지? 주방에서 베란다라 왔다 갔다 하다, 결국 베란다에 자리를 잡고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원래 껍질째로 삶으면 나중에 껍질만 벗기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또 그 씨앗이 탐이 났다.
발로 밟아서 껍질을 깬 체 다 걷어내고 과육을 다 짜내고, 씨를 하나하나 다 뺐다. 정말 씨 빼다가 내가 저 세상으로 빠질 뻔했네... 저렇게 초록색 열매는 수세미로 만들어 놓으면 부드럽고 노란 다 익은 수세미는 거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저걸 어찌 다 수세미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였지만, 그때는 '제로 웨이스트' 로망에 빠져, 신나서 수세미를 껍질 자르고 과육 빼고 씨 구하고 삶아내고 말리고 했던 것 같다.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열매 수세미를 선물할 수 있었다. 내가 선물한 사람들은 다 좋아했다. 자르고 말리는 수고가 헛되이 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다.
그럼. 설거지 그릇, 음식을 담는 그 중요한 걸 씻는데,,, 플라스틱 원사가 막 떨어져 나오는 아크릴수세미를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이때만 해도 몰랐는데, 지금은 인터넷에 열매 수세미를 엄청 팔고 있다. 정말 이때만 해도 난 잘 알지도 못했고 그냥 열매 수세미가 생각이 나서 엄마에게 부탁을 했던 모양이다.
너 참 막무가내이구나,,,,,,,
욕실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플라스틱 용기를 줄여보자 싶은 마음으로 주방세재도 비누로 바꾸었다. 비누를 바꾸고 말도 마라..... 아~ 지금 생각해도 주방 비누가 좋았다 처음에는 그냥 거품도 잘나고 그릇도 잘 닦이고, 플라스틱 용기도 나오지 않고 너무 좋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쓸 때마다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테인리스 그릇을 많이 쓰는 나에게 설거지 후에도 비눗물 얼룩자국이 남아있었고, 설거지를 대충 했나 안 했나를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아이였다.
헹굼질을 할 때도 물과 수세미로 닦아주어야 비로소 설거지를 했다 라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스텐냄비 겉면에 기름기가 묻어있었던 적도 많았다. 검색과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정말 설거지를 하는 건지 물을 더 많이 쓸려고 노력을 하는 건지 현타가 오긴 했지만, 지금은 스스로의 방벙을 터득했다.
그 방법 중 하나
"삼베 원단 수세미를 사용해라"
삼베 원단을 드림받아서 무엇을 만들까 하다 삼베 수세미를 만들었다. 이게 행주처럼 넙적하니, 설거지할 때 닦아내는 역할을 하니 비누 잔여 뭘 이 훨씬 줄었다.
그리고 냄비 표면에 묻어나는 기름기도 삼베천 수세미로 문질문질 하니 해결이 되었다.
또 하나 팁을 주자면, 헹굼질 할 때 아래에 다른 그릇이 있다면 헹궁질 할 때 생기는 잔여 비눗물로 아래에 있는 그릇이 다시 기름 범벅이 된다.
헹굼질 할 때 아래에 그릇을 치우고 해 보자.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물과 수세미로 문질문질 하면서 헹굼질이 반듯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릇이 마르면서 비누 얼룩이 그래도 묻어 있을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 홈 카페에서, 삼베 원단 드림을 한다는 글을 보고 신청 후 한참이 지났다. 집으로 진짜 택배가 왔다. 근데 그 삼베의 원단양이 어마무시했다. 내가 수세미로 충분히 잘라서 쓸 정도가 되었고, 이 많은 원단을 이용해서 사실 수업을 하고 싶었다. 그냥 제로 웨이스트를 알리고 좋은 마음으로 받은 원단을 좋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런데, 한 번 두 번 수세미 수업을 하자며, 말하고 다녀서 그런지 나에게 드디어 수업을 할 기회가 생겼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익숙지 않아 그냥 "희재 씨의 재능기부"라고 타이틀을 걸고 시작했다.
그냥 내가 좋아라고 하는 일인데, 역시 함께하니 너무나 재밌었다.
바느질로 사람 성격이 다 보인다. 대충 하는 사람 이름을 새기는 사람 자수를 그리는 사람 대충대충 하고 끝내버리는 사람... 정말 다 야한 사람들의 성격을 구경하고 나 또한 너무나 뿌듯한 수업이었다.
그래, 이 삼베 원단을 모아뒀다. 나 혼자만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함께 나누니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직도 나는 삼베 수세미 재능기부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불러준다면, 어디든 달려간다.
삼베는 천연 직모이다.
엄마가 어릴 때 삼베를 짜서 장에 내다 판 적을 보고 자란 나는 삼베가 그리 낯설지가 않지만, 내 또래 엄마들은 삼베가 너무 낯선 원단이었다.
삼베의 장점은 항균, 향 독을 가져서 스스로 소독을 하며, 금방 마른다. 그래서 냄새가 나지 않고 설거지를 할 때 축축한 수세미가 아니라 뽀송한 수세미로 그릇을 닦을 수 있다.
삼베는 땅으로 돌아갔을 때 완전히 분해되어 썩는다고 한다. 이 얼마나 제로 웨이스트 적이지 않는가? 삼베 원단이라 오래 쓰게 되면 보풀이 생기지만,, 난 주방 비누와 삼베 원단 수세미는 찰떡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삼베 원단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제로 웨이스트 이야기로 나누고 싶다.
내가 추천하는 살림 템 "삼베 수세미"이다.
소창 시리즈는 주방에서도 이어간다. 바로 "소창 행주"이다. 소창 수건을 언니네 집 미싱으로 만들고 잘 쓰다고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타 도시로 이동하는 게 겁이나 소창 원단만 잔뜩 들고 있었다. 이럴게 아니라 내가 손바느질로 꿰매 보자며 만든 게 "소창 행주"이다. 워낙에 소창 수건을 사용하고 있어 소창의 장점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고, 소창 행주도 대만족이다.
자꾸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잘 마르고 흡수력이 쓰면 쓸수록 좋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내가 살림 중에 절대로 타협이 되지 않는 게 바로 행주이다.
소창 행주를 쓰기 전에도 난 광목 행주를 쓰고 있었다. 자주 삶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회용 키친타월이 아니라, 행주로 삶아 가면서 살림을 해왔다.
이유는 우리 집에는 물티슈를 쓰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33개월에 기저귀를 뗐는데 아마 그쯤이었다. 아이 4살 무렵부터 우리 집에는 물티슈가 없다. 내가 이 말을 하면 '아 지구를 생각해서?'라고 반문하겠지만, 내가 물티슈를 사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정말 너무 많이 써서"였다. 진짜 나는 너무 많이 물티슈를 썼다. 흘리면 뽑아서 쓱 너무나 편하고 휴지통에 그대로 버리면 간단하고 이런 게 어딨냐 싶었다. 더러운 곳 빨간 국물도 여지없이 쏙 쓱 근데 너무 자주 물티슈를 시켜야 하는 번거로움도 싫었고 정말 너무 많이 써대는 나도 싫었고, 그때 한창 물티슈 대란 때문에 찝찝하기도 했었고 행주를 삶아 쓰기 시작하면서 정말 물티슈는 안녕했다.
가끔 그 물티슈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난 물티슈가 보이면 얼마나 많이 써대는지 알기에, 참을 수 있다.
한번 생각해보라, 너무 쉽게 살 수 있고 그래서 너무 쉽게 쓰고 버리는 게 아닐까 싶다.
참. 물티슈도 플라스틱이다. 물티슈도 썩어서 없어지려면 한 100년은 지나야겠지? 딸아이를 키우면서 이때까지 버렸던 물티슈는 땅에 묻혀서 아직도 살아있다니,,,, 와,, 말잇못
사실, 이 시대에 행주를 삶는다고 하면 미쳤다고 한다. 당연하게 키친타올을 이용하고 물티슈로 쓱 닦고 그냥 버리는 편리함을 버릴 사람은 그다지 많지가 않다. 이상하게 뽀얀 행주를 보면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소창행주는 삶기만 하면 새거가 되는 정말 마법 같은 아이이다.
삶을수록 원단이 촘촘해지기 때문에 오래 쓸수록 애정이 가는 살림템중에 하나이다 큰잼팟은 행주 삶는용이고, 작은 잼팟은 빨아쓰는 휴지 (와입스) 삶는용이다. 두가지를 구분해서 잘 삶고있고, 행주는 이물질이 뭍어있지 않게 주방비누로 한번 빨아준 다음 말려서 모아 삶아둔다. 사실 나도 2일에 한번 3일에 한번 게으름을 피울때 있다. 빨간 국물을 닦을때도 자신있게 쓱 닦을수 있는게 바로 소창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나는 행주를 삶지못해' '귀찮아' 라가 아니라,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내 살림을 아껴주다 보면 애정이 생긴다.
우리도 그렇지 않나? 사람과 인연을 쌓을때도 이 사람이 뭘 좋아하나? 이 사람에게 잘보이고 싶고 예쁜것만 보여주고 싶고 공을들이고 정을 들여서 인연이 만들어진다.
그처럼 내 살림살이도 애정을 가지고 공을 들여야 비로소 나에게 딱 맞고 손길이 가는 살림이 되는것 같다.
소창행주가 딱 이 표현에 제일 맞는 살림템인것 같다. 자꾸 삶아주고 손을 거쳐줘야 비로소 나에게 딱 맞는 살림템이 되는,,,
지금은 소창원단이 많이 올라서 소창행주도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난 소창원단을 마 단위로 사서 재단후 손바느질을 하고 상침을 놓아, 그냥 쓴다. 그것만으로도 아주 예쁘닌깐
소창정련을 어려워 하시는분들도 있는데, 삶는거 잘하는 사람은 그닥 어렵지도 않다. 왜 '정련'이란 어려운 말을 붙여서 더 어렵게 느끼게 하는지 모르겠다.
정련이란 별거 없다. 소창행주를 받으면 뜨꺼운물에 행주를 담궈 놓는다. 풀물이 조금 빠졌다. 싶으면 물에 과탄산소다를 두컵정도 넣어 삶아준다. 그렇게 두번 정도 삶아주면 된다. 어차피 자꾸 삶을거기에, 명심해야 될건 소창은 삶을수록 흡수력이 좋아지고, 부들해진다. 잊지말자. 내가 생각하기에 사용전 정련보다 사용하면서 더 길들여지는게 맞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