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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두란 Oct 15. 2024

글 쓰는 나날들

내가 쓴 글 되돌아보기와 앞으로의 방향 잡기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껏 들뜨고 기분 좋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대단히 축하하고 존경합니다!)


  올여름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 또한 한껏 들떠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내 글을 발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브런치에 글을 쓴 지 석 달 정도 지난 지금까지도 글을 쓰는 작업을 마음이 급해 앞으로 꼬꾸라질 형세로 해내고 있다. 천천히 즐기면서 하고 싶은데, 밥을 급하게 먹는 나의 식성처럼 글쓰기도 급하게 하느라 즐기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글쓰기 습관에도 어쩔 수 없이 작가의 성격이 그대로 배어 나온다.


  성급한 마음을 조금 다스려보고자 내가 쓴 지난 글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아이를 키워야 하는 이유', '친절하지 말라고 누가 그러던가요?'에 이어서 '힐링 말고 그로잉'까지- 모두 교류분석에 근거한 글이다. 이 글들을 다시 읽으며 정확하게 깨달았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에 앞서 교류분석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노벨문학상은 언감생심 꿈꿀  없는 것이지만 열심히 연구해서 에릭번 어워드를 받아보고 싶다. 에릭번 어워드도 만만치 않은 상이다. 평생의 목표 하나쯤은 안고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에릭번 어워드' 목표로 정했다. 앞으로 연구할 작정인 주제도 글쓰기를 하면서 발견했고 구체적으로 정해놓았다. GPT한테  주제 어떻냐고 물으니 아직 연구된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시대에 필요한 연구일까 하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좋아 :) "


  글쓰기를 통해 계속해서 통찰이 일어난다. 글쓰기의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직관의 문을 열고 들어가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고 싶다. 처음에 교류분석의 인간 발달단계와 재성장에 대한 글인 '아이를 키워야 하는 이유'를 쓸 때에는 발행을 완료하고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를 마치면 당분간 글쓰기를 쉬려고 했었다. 분량이 제법 많은 글을 썼기 때문에 힘들었었다. 그런데 스트로크 경제에 대한 아이디어와 함께 '친절하지 말라고 누가 그러던가요?'라는 제목이 만들어졌다. 전작도 후작도 모두 제목에서 시작했다. 제목이 떠오르고 나니 글의 개요와 내용은 저절로 따라왔다. 두 권의 브런치북을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나서는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힐링 말고 그로잉'이라는 제목이 또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음은 Eco-TA(생태학적 교류분석)에 대해 써보자! 제목은 힐링 말고 그로잉' 그렇게 해서 마지막 책도 6화까지 발행을 했고 네번의 발행이 남은 상태이다. '힐링 말고 그로잉'을 쓰는 과정에 예상치도 못했던 귀한 기회가 주어졌다.



  다음 달 초 대전의 국립한밭대학교에서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 추계연차학술대회가 열리는데 교육영역의 주제발표를 이영호교수님과 내가 공동으로 하게 되었다. 주제는 '교육현장 전문가의 Eco-TA적 자기 돌봄과 공동체의 성장 방안'이다. 교수님께서는 2023년 TAJ를 통해 세상에 나온 Eco-TA의 개념과 배경 이론을 설명하시고 나는 교육현장 전문가로서 경험한 Eco-TA에 기반한 자기 돌봄과 공동체의 성장에 대한 사례 및 아이디어를 이어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주제는 지금 쓰고 있는 글 '힐링 말고 그로잉'의 내용과 많이 맞닿아있다. PPT를 만들다가 글을 쓰고, 글을 쓰다가 PPT를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글쓰기를 통해 이론이 깊어지는 것을 정말 느낀다.


  교류분석에는 흥미로운 이론들이 많다. 앞서 에릭번 어워드를 받은 훌륭한 연구자들의 이론들 중 글로 펼쳐보고 싶은 이론들이 무궁무진하다. 나의 글밭은 그래서 비옥하다. 이미 발달단계와 재성장, 스트로크 경제, 허가에 대한 글을 써냈다면 앞으로는 자아상태, 진정한 감정, 피시스와 재성장, 각본나선 등의 주제로 글을 써볼 계획이다. 드라이버나 심리게임, 금지령, 라켓감정, 수동성 등의 내용도 중요한 주제이지만 그 주제들로부터 조금만 방향을 틀어 긍정적인 면에 하이라이트를 비추고자 한다. 교류분석의 가장 멋진 면모는 '긍정성'에 있으니까! 그 긍정성에 '다양성'을 추가하여 나만의 색깔을 덧붙이고 싶다. 세상이 급속하게 다양화되어가지만 우리는 그 다양화되는 양상과 속도가 반갑지 않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결국은 수용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인 것 같다.


  내년부터는 권위적인 글쓰기인 논문도 함께 써볼 작정이다. 유아교육 석사가 가방끈의 끝이지만, 질적연구를 해 본 경험과 에세이를 통해 이론과 현장을 연결지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으로도 유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논문이라는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글쓰기 방법으로 써 내려가 볼 계획이다. 대학원생도 아니고 박사도 아니지만 무직자의 여유와 집념으로 재미나게 써 볼 작정이다.


  이렇게 나의 글쓰기에 대한 방향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느긋해진다. 천천히 해보자. 평생 즐길 재미난 취미생활이라 생각하고 음미해 가며 즐겨보자. 남들이 얼른 알아주지 않아도 좋고, 금새 드러나는 성과가 없어도 괜찮다. 글을 쓰는 이 시간이 나를 성장시키고 내 삶의 목표를 향한 밑거름이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결과는 나중에 나올 것이다. 그것이 당장이 아님을 조급해하지 말자. 나는 멈추지 않고 걷고 있으니, 원하는 곳에 언젠가는 가게 될 것이다. 지름길을 찾는다면 더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지름길로 가느라 보지 못하고 놓쳐버리는 많은 나무와 꽃과 동물들을 생각한다면 천천히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된다. 천천히 가도 게으른 것이 아니니, 천천히 숨이 차지 않을 속도로 여유 있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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