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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빈 Sep 10. 2023

1-3. 돈 버는 글쓰기. 상업원고와의 우연한 만남

2021년 내가 다시 글을 쓰게 된 이유.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다.


2021년 봄, 나는 우연히 또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 후 부모님 등쌀에 떠밀려 작은 식당을 하나 운영하던 나는 당시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녀는 퇴직 후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구상 중이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로 팬데믹의 직격타를 맞던지라 직원들의 급여를 충당하기 위해 소 일거리를 찾던 중 그녀와 함께 스마트 스토어를 비롯해 여러 디지털 노마드와 관련된 일들을 탐색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블로그 원고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튜브 영상을 접했다. 간단한 프로세스와 무엇보다 즉각적으로 수입이 생긴다는 메리트에 나는 "그래, 이거다."라고 육성으로 외치면서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고, 이 정보를 여자친구에게 알려주려 했으나, 그때 당시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와, 시간과 감정적 여유의 부족으로 인해 다투고 있던 상태였고, 우리는 그 다툼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헤어지게 되어 결국 나는 혼자서 블로그 원고 부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블로그 글이라고는 농담 섞인 일상 글만 업로드해 봤던 내게 정형화된 블로그 상업 원고를 작성하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블로그 상업 원고의 본질이자 가장 큰 목적이 검색 노출로 인한 마케팅 효과인 만큼, 상위 노출을 관활하는 네이버 AI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블로그 원고를 쓰는 데는 다양한 로직이 존재하는데, 당연하게도 그런 정보를 알리 없는 나는 시작도 전에 겁을 먹었고, 당연히 포기하려 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배우 덴젤 워싱턴의 필라델피아 주립대 졸업 연설 영상을 보고 나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다짐했다. 해당 연설에서 덴젤 워싱턴은 '뒤돌아 서지 말고, 앞으로 넘어질 것'을 강권했는데, 그의 호소 짙은 연설에 감명한 나는 이번 사안이 내 인생을 판가름할 중요한 결정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앞으로 넘어질 것을 다짐했다. 따라서 n 잡 플랫폼 사이트인 '투잡 커넥트'에 회원가입 후 기존 작가들의 구직 공고를 찬찬히 살펴본 다음, 벤치마킹한 후 나 또한 구직 공고를 게시했다.


    

첫 상업 원고와의 만남, 그리고 얻은 첫 수익



그렇게 구직 게시물을 올린 나는 의뢰인의 부름을 기다렸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의뢰인은커녕 나를 부르는 짚신벌레나 아메바 한 마리도 없었다. 이에 나는 책정한 단가가 너무 높아서인가 싶어서 단가를 조정해 보고 게시물 내용도 고쳐봤지만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나는 내가 경력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이내 포기했다.


그렇게, 게시물을 올린지 열흘째 됐나, 어느 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도착했다. "투잡 커넥트 보고 연락드리게 되었는데요, 혹시 원고 작성 가능하신가요?" 갑작스러운 원고 요청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한 채로 요청하는 글의 종류를 물었는데, 의뢰인이 주문한 원고는 '병원' 원고였고, 그중에서도 어려운 편에 속하는 정형외과 원고였다. 최악이었다. 병원 원고는 사용할 수 있는 문장과 단어가 비교적 제한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위해 일말의 배경지식을 요하기 때문에 블로그 원고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해 많은 작가들이 기피하는 원고이다. 그러나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오히려 이점을 이용해 단호한 스탠스로 나섰다. "키워드와 본문 삽입 횟수 및 참고할 만한 링크나 시술 내용 담긴 자료 확인해 보고 작성 여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자료가 도착했다. 척추 질환과 관련된 원고였고, 생각보다 할 만해 보였다. 다만 중요한 건 내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장담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나는 이틀의 마감기한을 갖고 테스트 원고를 작성해서 보내기로 했다. 다음날 나는 양배추를 썰고 돈가스를 튀기며 원고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고민했고, 브레이크 타임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12년도 식 맥북을 붙들고 씨름하다 이윽고 처음으로 1500자짜리 상업 원고를 완성했다. 그렇게 하루 꼬박 고민했던 창작력의 대가로 7,500원이라는 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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