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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라기 Apr 30. 2022


아줌마. 전동드릴을 꺼내 들었다.  

아줌마도 할 수 있다 - 원목 책장 만들기 : 목공 편 3


주차장 한쪽에 작은 목공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집주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을 만들고, 부드러운 소나무로 작은 의자를 만들었다. 마당에서 뛰어놀다 지친 아이들은 아빠가 만든 나무 침대 속으로 들어가 포근한 표정으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아빠는 쌓여 있는 목재를 보여주며 학교에 입학할 아이를 위해 책상과 책장을 만들거라 했다. 오래전 한 연예인의 집을 소개해 줄 때 보았던 장면이다. 원목가구는 숙련된 장인만이 만드는 것인 줄 알고 살았던 나에겐 작은 충격이었다. 취미로 목공을 하며 아이들을 위한 가구를 만드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따스함이 전해졌다. 내 아이도 쑥쑥 자라 가정을 이루었을 때, 뚝딱뚝딱 아이들을 위한 가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맥가이버 아빠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바우 목재를 주문하고 전동드릴을 꺼내 들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들이 학교에서 오기 전, 전동드릴 사용법을 익혀보자' 

전동드릴 사용법을 가르친다고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취미를 목공으로 삼지는 않겠지만, 경험을 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신발장 한 구석에서 빛도 제대로 못 보고 지내던 전동드릴 박스를 꺼냈다. 


유튜브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전동드릴과 같은 브랜드, 같은 모델 사용법을 검색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BOSCH 사용법 영상을 몇 개 보기 시작했다. 전동드릴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고, BOSCH도 다양한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개 정도의 영상을 보았을 때 깨달았다. 모양도 브랜드도 모두 다르지만 전동드릴의 기본 사용법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영상을 보며 전원을 누르자 조용히 누워만 있던 녀석이 신나게 '윙~~~'하는 특유의 기계음을 내기 시작했다. 

‘뭐야!, 전동드릴 사용법 별것도 아니구먼...’     

본격적인 책장 만들기에 앞서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리려고 현관에 꺼내 두었던 작은 공간 박스를 가져다 나사를 한번 풀어 보았다. 

'드르륵!' 

박혀있던 피스는 1초 만에 뽑혔고, 내 눈은 휘둥그레졌다. 이건 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쉽다, 가볍게 뽑히는 이 느낌은 무엇인가'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전동드릴의 가벼운 진동이 온몸으로 전달될 때 알 수 없는 손의 느낌은 짜릿한 쾌감을 전해주었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손맛도 이런 느낌일까? 가정에서 쉽게 사용되어지는 나사못(피스)을 고정하기 위한 드라이버 모드 사용은 알 것 같았다.  전동드릴의 머리 부분(헤드)을 돌려 목공용 기리를 끼우고 공간박스에 구멍을 내는 연습에 들어갔다. 

'드륵, 드륵' 두 번 반에 작은 공간박스에는 구멍이 뽕 뚫렸다. 

'이리도 쉽게 구멍이 뚫릴 수 있단 말인가?'  4~5개의 구멍을 뚫었을 때, 왠지 모를 싸늘한 느낌이 뒤쪽에서부터 조여 오는 듯했다. 어설프게 전동드릴을 들고 있던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아들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엄마, 뭐하세요?" 

전동 소리에 아들이 들어오는 소리도 듣지 못한 것이다. 

"아들, 진짜 재미있어? 한번 구멍 뚫어볼래?"

엄마의 권유에 아들은 가방을 집어던졌다. 

"흔들리지 않게 잡고 손잡이의 버튼만 누르면 돼"

성격 급한 아들은 엄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간박스에 구멍을 냈다.

"엄마, 이거 너무 재미있는데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구멍을 뚫어대기 시작했다. 

'성공이다' 

"아들, 엄마랑 같이 책장 만들어 보자, 어려울 것 같진 않지?"

아들과 나는 이렇게 One Team 이 되었다. 


[ 전동드릴에 대한 아줌마들의 질문]

1. 드릴을 사용할 때 진동에 손잡이가 흔들리지 않나요? 

- 작은 진동에 흔들림이 있는 건 맞지만 작업에 방해되거나 망칠 정도는 아닙니다. 

2. 사용법이 어렵지 않나요?

- 생각보다 너무 간단해서 저도 살짝 놀랐어요. 정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전동드릴의 종류가 엄청 많던데 어떤 것을 사는 것이 좋을까요?

- 집에서 드라이버 대신 사용할 전동드릴은 작은 핸디용으로도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저와 같은 목공 작업이나 콘크리트에 못 박는 것까지 생각하신다면 홈페이지에 브랜드에서 추천하는 기본 사향들이 있습니다. 아니면 유튜브에서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전동드릴을 사용하게 되면서 내가 느낀 장점]

1. 가구와 수납용품을 살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2. 버리기 아까운 집에 있는 소가구를 쉽게 고쳐서 사용할 수 있다. 

3. 간단한 공간박스, 미니 수납 선반, 북 스탠드 정도는 DIY로 만들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케아나 다이소 조립 상품 중 타공 설치 때문에 망설였던 분들 강추합니다) 

4. 깡통, 플라스틱, 유리, 주방 타일 등등 모든 소재를 뚫을 수 있다.      

5.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 등을 직접 설치할 수 있다. 



전동드릴을 사용하기 원하는 아줌마들에게 내가 익힌 전동드릴의 간단한 사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전동 드릴 사양과 이미지는 다음과 같아요. 

-사양 : bosch pROFESSIONAL GSB 13 RE 










* 전동드릴 작동 부위별 설명

1. 모드

1) 빨간색 동그라미 : 망치 이미지= 해머 모드 :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모드로 벽을 '탕, 탕'치는 느낌으로 회전함. 해머 모드 사용 시 빨간색 버튼을 해머 모드 쪽으로 이동.

2) 파란색 동그라미 : 드라이버 모드 = 피스(나사)를 조이거나 풀 때, 목재에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모드. 드라이버 기능을 사용할 때, 목공을 할 때는 드라이버 그림 모양으로 빨간 버튼을 이동.


2. 작동 버튼 



손잡이 쪽의 붉은 버튼을 누르면 작동됩니다. 








< 아줌마가 익힌 전동 드릴 기본 사용법 >     

1. 드라이버 용도로 사용할 경우


비트 홀더에 원하는 스크루 드라이버 비트를 뽑아서 꽂아요. 자석이라 넣는 순간 고정됩니다. 


2. 목공, 콘크리트,  금속에 사용할 경우




위와 같이 작은 가방 안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비트가 들어 있어요. 


1)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맞는 비트를 골라요. 

2) 헤더의 동그란 부위에 척을 꽂고 돌리면 입구가 열려요 



열린 입구에 원하는 모양의 비트를 찾아서 꽂고 다시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고정됩니다. 


3) 아래 빨간색 버튼을 위쪽 방향(← 화살표 방향: 정방향 )으로 되어 있는지 확인해요. 


4). 나사를 풀어야 할 경우에는 아래(→ : 역방향)로 내리고 사용해요. 



5)  손잡이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누른 면 작동 시작                                   



생각보다 너무나 쉽고 간단했다. 

비트를 골라 헤드에 고정시키고 정방향으로 되어 있는지 확인 후 작동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전동드릴을 왜 이제야 꺼내 들었을까? 왜 전동드릴을 신발장에 처박아 놓고 다이소에서 강력 스티커를 사서 붙일 생각밖에 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전동드릴 사용법을 알고 있었다면 이케아 조립 가구들도 거침없이 구매했을 텐데...  작은 후회가 밀려왔다. 

전동드릴 사용법을 숙지했으니 이제 절단된 멀바우를 조립하면 된다. 


괜스레 작동 버튼을 눌러 기계음을 들으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켜 본다. 

'책장, 만들 수 있다' 


* 다음 편으로 계속됩니다. 



한샘 책장을 버리고 DIY 원목 책장을 만들기로 했다. (brunch.co.kr)


똥 손 아줌마 28만 원어치 목재를 주문했다.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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