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iley Dec 16. 2024

현명하게 사랑하고 이별하는 법

ROSÉ - toxic till the end 

ROSÉ - toxic till the end MV


블랙핑크 로제의 신곡 toxic till the end의 MV는 빈티지의 향연이었다.

2000년대 초반, 우리가 사랑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소프트 록의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영상이다.


모든 프레임은 마치 정교하게 짜인 퍼즐 조각처럼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미학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독특하게도 영상이 그려내는 관계의 '독성'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로제와 그의 상대역 에반 모크의 케미스트리였다. 


추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현재와 과거를 절묘하게 융합시키는 예술 작품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I can't forgive you for a lot of things
For not giving me back my Tiffany rings
I'll never forgive you for one thing, my dear
You wasted my prettiest years


가사 중 티파니 반지를 돌려주지 않은 것을 포함해 용서할 수 없는 일은 넘치지만

내 가장 빛났던 시절을 낭비한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대목이 나온다.

하필 이 부분은 묘하게 허스키한 톤으로 샤우팅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우리 모두 미성숙하고 아픈 사랑의 경험은 하나쯤 묻고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는 상처를 받고, 버림받고, 

그럼에도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리란 각오를 담고 있다. 그 반대의 이야기는 잘 없다.


이뤄지지 못한 사랑이 가장 오래 남는다고들 하지만,

난 그 반대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던 기억이 가장 오래 남는 듯 하다.


현명하게 사랑하고 현명하게 이별하는 법은

역설적이게도 함께했던 시간들을 엉망진창 망쳐버리면 배울 수 있다.


마치 누군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지 않을까 지난 몇 년을 회상하며, 겨울에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 같다.

아직도 그 시간에 갇혀 돌아가는 초침을 멍하니 보기도 하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