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 보는 거야
"마음이 답답하고 '그만 살까?' 어차피 그래도 살아가는 거, 재밋거리 찾고 살아봐야 하지 않겠나, 뭐... 이런 생각하며 만든 곡입니다."
가수 김광석 씨가 콘서트에서 <일어나>라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 한 말입니다. 1996년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1994년 4집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운전을 하면서 가끔 생각날 때마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곤 합니다.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 다시 해 보는 거야'라고 했으면서 정작 일어서지 못한 그이기에 더 안타깝고 슬퍼집니다. '부초처럼 떠 다니다가 물과 함께 썩어지겠지'라는 가사 속에 정처 없이 살다 무기력하게 스러져가는 인생의 덧없음이 느껴집니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겠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를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 없는 말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벌어지고
그저 왔다 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살아 있는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가고
햇살이 비치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 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라고 말한 솔로몬의 탄식이 겹쳐집니다. 마냥 행복하고 즐겁기만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누군가는 지쳐가는 일생 속에서 한 조각 작은 희망으로 하루를 버티며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살아가는' 것인지 '살아내는' 것인지 모를 애매한 경계에서 '그래도'라는 말을 되뇌며 다잡아보는 것이겠지요.
중국에서 제작된 쇼츠(Shorts) 영상(视频)을 보면 동·생물에 대한 가학적 장면이 많습니다. 도살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구석에서 떨고 있는 강아지를 희화시키고, 살아있는 꽃게가 스스로 기름에 떨어져 튀겨지는 것을 웃음소리와 함께 편집해서 공개합니다. 최근에 자주 보이는 영상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도살장의 기계장치에서 도살을 기다리는 소의 눈망울에 맺혀 있는 눈물을 보여주며 자막이 나옵니다. '그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예견한 듯합니다(它仿佛預知了一切什麽也改變不了),울고 있는 소의 눈물이 아련하게 보여 마음이 아프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네요(牛牛哭的淚眼朦胧的 看的我很傷心 但我也沒辦法)'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굴레에 가슴 아파하기보다는 오히려 '즐기고'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시리즈별로 계속 올리기 때문이죠.
삶의 무게가 고통스러워 굴레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자비'대신 '프리덤'을 외치며 죽어가는 윌리엄 웰리스가 되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한계에 굴복되어 울고 있는 소의 눈물이 내 마음을 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벽 6시부터 7시까지 CBS 라디오 '정민아의 Amazing Grace'를 듣습니다. 진행자가 오늘의 마지막 곡을 소개하네요. 나나 무스쿠리의 <Why worry>입니다.
Baby
I see this world
has made you sad
Some people can be bad
The things they do,
the things they say
But baby
I'll wipe away
those bitter tears
I'll chase away
those restless fears
That turn your blue skies into grey
Why worry,
there should be laughter after the pain
There should be sunshine after rain
These things have always been the same
So why worry now
Baby when I get down
I turn to you
And you make sense of what I do
I know it isn't hard to say
But baby
just when this world
seems mean and cold
Our love comes shining red and gold
And all the rest is by the way
Why worry,
there should be laughter after pain
There should be sunshine after rain
These things have always been the same
So why worry now
'고통뒤에는 반드시 웃음이 찾아오고, 비 온 후에는 햇살이 비추는데 왜 걱정하냐'는 나나 무스쿠리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마음을 스쳐 지나갑니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 계시록 21:4)
'모찌야! 걱정하지 마! 잘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