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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EY Mar 29. 2024

브랜드 톺아보기 ep.01

ORKR Design studio


진정한 팬이 되기 위해 브랜드를 톺아보는 시리즈 : 샅샅이 더듬어 살피어 보다.


톺아보기 시리즈는 이유나 목적 없이 그저 좋았다고 느꼈던 브랜드를 깊게 덕질하여 보는 것에 불과합니다. 제 취향 바구니에 들어온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며 대부분 탄탄하게 짜인 골조를 기반으로 개성이 더해진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화려하거나 트렌디한 그래픽보다는 비교적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그리드 시스템이나 아날로그 매체에 중점을 두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브랜드 과도기 시장에서 진심을 담아 스토리를 전개하는 퍼포먼스는 매우 중요한 만큼 다양한 방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가 웹사이트 말고도 저널 기반 에디토리얼 매거진을 발행하거나 플래그십/팝업 스토어를 기획하는 등의 융복합적 브랜딩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비단 소비자 경영중심 기업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비즈니스 사업에 기업 브랜드 전략을 효과적으로 전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비즈니스의 차별성이나 개성을 마케팅하여 쌓인 팬덤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여 소비자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시키는 기대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 네이버웍스, 대상그룹)


그중 디자인 스튜디오(에이전시)는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기업/소비자 관계없는 브랜드 퍼포먼스를 전개한다. 요즘 트렌디한 거 다 하는데 잘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ORKR'을 소개하며, 감각적인 기업 브랜드 전략을 톺아본다.


Design studio 'ORKR'
ORKR 웹사이트 포트폴리오

ORKR의 작업물한눈에 훑어보면 화려하고 여러 번 감상하면 짜임새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추상적인 대상에서 출발하여 그들만의 근본으로 브랜드를 다듬어가는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나 아트디렉션, 디자인 시스템 프로젝트를 보아 단순히 '멋있는 것'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아닌 것 같다.


ORKR의 감도를 옮겨낸 비주얼라이징 퀄리티도 심상치 않다. ORKR가 추구하는 모노톤 디자인은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공하거나 범용성이 넓은 시스템 개발에 있어 탁월한 컬러 조합이다. 그러나 조형성이 뒷받침되어주지 않는다면 미완성으로 오해하기 쉽다. ORKR의 작업물은 모노톤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되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밀도를 '타이포그래피' 혹은 '포토그래피'로 퀄리티를 높이고 있었다. 이는 ORKR가 단단한 디자인 기본기를 바탕으로 브랜드디자인 컨설팅을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iir-seoul, ii research 브랜드디자인

그런데 ORKR 스튜디오의 비즈니즈는 디자인 컨설턴트에서 끝나지 않는다. “ii(아이아이)”를 네이밍으로 가져가는 헬스케어 제품(치약) 브랜드 ii research(아이아이 리서치)와 카페 iir-seoul(아이아이알 서울)을 전개하고 있다. 정제된 모노톤의 컬러와 꾸밈없는 로고를 시작으로 ii의 시리즈는 합을 이루며 자연물 나비를 형상화한 iir-seoul의 키비주얼,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며 출발한 ii research의 브랜드스토리로 견고한 브랜드 패밀리를 구축해 나간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ORKR은 스스로를 보편화되지 않은 작업방식을 추구한다고 소개하는 말마디다. ii 시리즈 모두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어 스토리를 전개하는 모습에서 ORKR의 정체성을 동일시할 수 있다. 첫인상에서 화려함과 견고함이라는 다른 인상을 동시에 느꼈던 이유는 아마 '기획은 자연/자유에서 시작하여 다듬어진 미감으로 선보이는 그들의 스타일'을 이해했기 때문인 것 같다.


디자인 스튜디오는 클라이언트의 경영전략에 따라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스타일과 다르게 흘러갈 때도 존재한다. 그러나 ORKR는 스튜디오의 개성을 그대로 가져간 자사브랜드를 통해 스튜디오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포지셔닝하여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카페로 시작했던 iir-seoul은 전시를 시작으로 팝업 행사, 디제이 파티 등 복합예술공간으로 입지를 넓히기 시작하며 ORKR의 플레이어 능력을 선보여주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마케팅보다 브랜딩에 치중하여 단단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ORKR의 성장은 어디까지일지 앞으로도 팬으로서 지켜보며 행보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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