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디자이너로 고민하는 모든 디자인학도를 위해
평범한 디자인학도라면 누구나 공감할 정해진 학과 생활 루트가 있다. 1~3학년에는 그냥저냥 작업하다 신입생 때 알고 지내던 선배들이 어느새 졸업 전시를 찾아와 달라는 연락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제야 이전까지 한 작업을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도 만들어 보며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곤 이렇게 졸업할 순 없다는 촉박함에 휴학을 결정하고 1년 중 (대부분) 인턴 생활을 집어넣는다. 그게 바로 글을 쓰고 있는 ‘나’이고, 어느새 입사 2개월 차가 되었다. 광고대행사에서 그래픽디자인 인턴으로 일을 배우고 있고 인쇄를 주로 하는지라 옆에서 하는 일을 함께하고 관찰하며 많은 것을 흡수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픽’은 사전적 정의로 모든 시각 표현 매체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일까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그래픽디자이너는 하는 일이나 부르는 일이 제각각이다. 재직 중인 회사만 봐도 인쇄/출판 작업을 주로하는 팀이긴 하다만 메커니즘의 변화에 어쩔 수 없는지 웹/영상 작업요청을 받으면 번갈아 가며 한다. ‘모든’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직업이라는 생각을 꾸준히 한다.
지금 하는 일이 잘 맞냐는 질문이 꾸준히 오는데, 다행히도 무작정 현직에 비벼본 결과 ‘그래픽디자인’ 분야는 내 천직이었다. 비록 회사가 대기업, 중견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에 불과한 광고대행사이지만 작은 만큼 인턴의 역할을 치켜 세워주고 믿음직한 작업을 믿고 맡겨주신다. 최근에는 광고 기획과 신규 브랜딩 키트 패키지 시안 회의도 참석했다. 그 덕에 책임감과 소속감이 한껏 상승하여 이 일을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최종 시안으로 넘어가기 전 검토 잔업을 주로 내가 맡아 하고 있으므로 꼼꼼하게 처리하는 태도도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출/퇴근길이 익숙해지고 회사 근처 맛집과 감성 카페가 어디 있는지 알 정도로 무탈하게 하루를 묻어가는 직장인이 되었다. 평온이 찾아오면 불안했던 시기를 회고하기 위해 조그마한 일기를 써보았다. 외주/대외활동과 취업을 병행하며 몸과 마음이 지쳤던 그때를 떠올려 보면 “성급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체험형) 인턴 공고가 물밀듯이 올라올 때가 있는데 그 시기를 놓쳤다고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본인이 바라지 않던 곳에 왔다고 하여 실패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바라지 않는 곳에 와서 근무한 결과 내가 배우고 싶지 않았던 것도 습득하며 (억지로나마)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관심있는 분야에 인사이트만 쌓이는 게 당연한건데, 이렇게나마 관점을 확장시킬 수 있다.
아직은 경험이 얕아 그래픽디자인 인턴이 어쩌고저쩌고…. 를 정리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적어도 2주에 한 번씩은 회고하며 담당 프로젝트에서 익힌 기술적인 능력의 것이나 회사생활에서 느낀 사회생활 잘하는 법의 것들을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브런치에는 안타깝게도 개인이 올린 것 중에서는 대기업, 중견기업, 외국계 기업 인턴 후기뿐이라 “중소기업 디자인 인턴”에 “합격”했거나 “준비 중”인 우리들을 위해 작게나마 인사이트를 적어내고 싶었다.
중소기업 인턴…. 주눅 들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