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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오스 이비 May 04. 2022

찡찡대는 아이

가끔 대형마트나 백화점, 아울렛 등에서 장난감이나 먹을 것을 사달라고 보채는 아이를 종종 볼 수 있다. 심한  아이는 아예 바닥에 누워 발버둥을 치고 소리도 고래고래 지르기도 한다.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겠지만, 우리 아이들도 어렸을 때 한 두 번 그랬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심하게 떼쓴 적이 있었다. 아~주! 심하게... 정말 얼마나 창피했는지 ㅠㅠ 


여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는 이런 행동들을 우리는  ‘찡찡거리다’ 거나 ‘찡찡대다’라고 말한다.

'찡찡대다'의 사전적 의미는 "언짢거나 못마땅하여 계속해서 자꾸 보채거나 짜증을 내다. ‘징징대다’보다 센 느낌을 준다"이다. (출처 네이버 사전)



아이들은 왜 찡찡대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아이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가장 빠르면서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아이들이 모든 상황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막무가내로 찡찡대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나 대상에게만 찡찡거리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아이들은 그랬다. 아마도 아이들은 직간접 경험을 통해 그런 상황이나 대상을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 같다. 


처음 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면...


정확히 언제부터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는 엄마 배속에서부터 모국어를 배운다. 엄마가 주변 사람들과 말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자연스럽게... 물론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반복되는 말과 엄마의 반응을 느끼면서 하나둘씩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는 양수 안에서 배우다 보니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언어를 배울 수밖에 없다. 상황도 제대로 모를뿐더러, 듣는 발음도 분명 차이가 날 것이다. 더욱이 말하기는... 아마 태어날 때까지 한 마디도 못 해 봤을 것이다. 기껏해야 웅얼거리는 정도만...


이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기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아이는 태어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모국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태아 때 배운 언어를 바탕으로 말이다. 이렇게 배우기 시작한 아이는 모국어로 첫 단어를 정확히 발음 하기까지는 대략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기까지는 대략 3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글을 전혀 모르는 아이가 처음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더라도...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부모의 말을 알아듣는 정도에 비해 부모는 상대적으로 아이의 말을 못 알아들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보자. 

성인인 나도 내 말을 상대방이 못 알아들을 때 답답함을 느끼고 경우에 따라서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때도 있다. 하물며 이제 막 모국어를 배우는 아이가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는 부모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영유아가 찡찡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아이는 답답하고 짜증 나는 상황에서 찡찡대기 시작한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사용하려는, 아니 당연히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는지 모른다.


즉 아이는 부모가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표현하던 행동이 점점 버릇이 되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거나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까지 그 사용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찡찡대는 버릇이 생기지 않게 하거나 찡찡대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부모가 찡찡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우리 어른들도 은연중에 답답할 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낸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에서 언급했듯이 닮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들을 아이들은 잘 따라 한다. 


그다음으로는 찡찡거릴 상황이 아닌데 아이가 찡찡거릴 경우 부모는 단호하게 안 받아주어야 한다. 더욱이 아이가 생후 36개월이 지나 부모와 말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계속 찡찡거린다면 그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부모가 아이의 찡찡거리는 행동을 계속 받아 주었기 때문이다. 


루소는 <에밀>에 이렇게 썼다. "기꺼이 주고 마지못해 반대하라. 그러나 거절은 취소할 수 없도록 결정적으로 하라. 어떠한 애원에도 움직이지 마라. '안 돼'를 한 번 내뱉었으면 아이가 대여섯 번 힘을 쏟더라도 철의 장벽처럼 버텨라. 결국에는 아이도 더 이상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아이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 못하게 되어도 참을성 있게, 한결같게, 차분하게, 체념하게 될 것이다."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 프랑스 아이처럼 중에서...>


찡찡거린 기간이나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이의 저항은 강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찡찡거린다 하더라도 끝까지 들어주지 않는다면 결국 아이도 찡찡거리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래서 그때까지는 참고 버텨야 한다.


그리고 형제자매가 있는 가정에서 아이는 어린 동생의 행동을 보고 찡찡거리는 행동을 다시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도 대화를 통해서 잘 설명해 주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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