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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오스 이비 Apr 24. 2022

장애인을 대하는 자세

나도 언제든지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작년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장애인들의 시위에 적지 않은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출근시간이 최대 1시간 이상 지연이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지만 시위를 하는 장애인들이 오죽했으면 이라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 비해 확실히 장애인을 배려하려는 인식이 넓어졌고 또 실생활에서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애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는데 많은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 


만약 내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라면 지금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 나 혼자 회사에 출퇴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일단, 휠체어를 타고는 마을버스를 못 타니, 지하철역까지는 휠체어를 타고 가는 수밖에 없다. 

힘들게 지하철 역까지 갔지만...

지하철은!!! 

출퇴근 만원 지하철은 어떻게 탈까?

ㅠ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는 대한민국에서 왜, 이러한 것들이 아직도 제대로 개선이 안 되는 것일까?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장애인 학교조차 집값 떨어진다는 이유로 설립조차 못하게 막으니... 


… 


장애는 ‘막을 장’(障)에 ‘거리낄 애’(礙)로 장애인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 능력이 원활하지 못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다. 


장애는 선천적으로만 타고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들도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장애인들이 이러한 이유로 장애인이 되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나나 다른 사람들이 알 정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감춰져 있던 장애가 언제 어떤 이유로 어떻게 드러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예를 들어 보자.  

다음 사진은 전 축구 선수 박지성 선수의 발 사진이다. 

박지성의 발, 출처: 인터넷 검색


박지성이 누구인가. 박지성은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4강으로 이끈 축구선수이다. 어디 그뿐인가 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우리나라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단순히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것에 그치지 않고 프리미어리그는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한 전 세계적으로도 레전드급 선수이다.  


그런 그가 사실 알고 봤더니 축구선수로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평발을 가지고 있었다. 즉, 박지성은 장애를 안고 선수 생활을 한 것이다. 단지 박지성 자신과 우리들이 몰랐던 것뿐이다.


"내가 평발이란 걸 몰랐다"고 말문을 연 박지성은 "난 당연히 다 그럴 거라 생각했다. 평발이라 발이 아픈게 아니라 많이 뛰어다니면 이 정도 아플 거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nate news '집사부일체' 박지성 "평발 몰랐다…축구하면 다 아픈 줄" 중에서…>


박지성 선수는 장애를 장애로 인식하지 않고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어린 박지성 선수에게 “너는 평발이니 축구 선수로 성공할 수 없어!”라고 하며 축구하는 것을 말렸다면 박지성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을까? 아마 박지성 선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 선수로 성공했을 것이다.


박지성 선수뿐만 아니라 신체의 장애를 극복한 대표적인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피아니스트 이희아이다. 이희아 피아니스트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으로 태어날 때부터 양손에 손가락이 두 개뿐이었다. 손가락 힘을 키우기 위해 6세 때부터 시작한 피아노 연주는 이제 그녀의 직업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이처럼 신체의 장애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장애가 될 수도 있고 더 이상 장애가 아닐 수도 있다. 장애가 눈에 띄게 드러난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그뿐이다. 나도 언제 그들과 같은 장애인이 될 수 있으니, 서로 생김새나 성격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무턱대고 불쌍하다고 도와주거나 지나치게 양보하고 배려를 할 필요도 없다. 그냥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우리와 똑같이 대우해 주면 된다. 아마 그들도 그런 것을 바랄 것이다.


다만, 현재 각종 제도나 시설물들을 처음 만들 때 장애인들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다 보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구조적인 문제(대도시에 인구집중 현상 등)가 있어 해결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겠지만 그럴수록 사회적 합의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2025년이면 일본이나 이탈리아처럼 65세 고령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고 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를 보면 올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6.5%(853만 7천 명)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이면 고령인구가 20.3%에 달해 일본, 이탈리아 등처럼 고령인구가 20%를 넘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36년에는 30.5%, 2060년에는 43.9%에 달해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게 된다.
<CBS 노컷뉴스 2025년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고령자 1인 가구 급증 중에서>


이는 우리들 중 상당수가 어느 날 장애가 눈에 띄게 도들아 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나나 내 가족을 위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제도나 시설물들을 개선했으면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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