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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오스 이비 Apr 16. 2022

‘동료애’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회사다. 

재미있게도 회사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company는 빵을 같이 나눠 먹는다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1]

 우리의 말 중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식구(食口)와 비슷한 의미로 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깨어 있는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 동료와 함께 보낸다. 그리고 대부분은 거의 매일 밥을 같이 먹는다.


많은 경영진들과 관리자들은 가족 같은 회사를 얘기하며 같이 잘 지내야 한다는 말로 회사의 어원을 자주 언급하기도 한다.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는 의미로... 그러면서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직원들이 희생을 해야 회사가 잘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말이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며 직원들을 가족같이 잘 챙겨주는 관리자와 경영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더욱이 회사가 어려울 때...  


가족 같은 회사,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IMF 사태와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에 많은 경영진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비용 절감. 그중에서도 인건비 절감을 가장 먼저 시행한다.


그래서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You’re fired(회사 그만 나오세요)’라는 말도 심심찮게 듣게 된다. 

그리고 외국계 회사에서만 보던 ERP(Early Retirement Program, 희망퇴직)도 이제는 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많은 회사들이 단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힘들 때 같이 고통을 분담하며 함께 위기를 넘기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 아니면 돼,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식으로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단지 미안하다는 말과 이해해 달라는 말을 하며 위로금으로 몇 달치 월급을 줄 뿐이다. 그나마 이마저도 못 주는 아니 안 주는 회사도 많이 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회사,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회사에서 

동료란 그냥 잠시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일을 하며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회사라는 곳은 

내가 잘리지 않기 위해 동료나 선배를 밟고 올라서거나 

경쟁자를 처내야 하는 

무서운 정글과 같은 곳이 되고 있다. 

아니면, 더 좋은 회사로의 이직을 위해 스펙을 쌓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 동료들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관계이기에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가면을 쓰고 개인적인 사생활을 공유하며 정을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료애’라는 말도 옛말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나만의 착각일까?


[1] ‘company는 함께’라는 뜻의 ‘com’과 라틴어로 빵이라는 뜻의 ‘pan’의 합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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