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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 권하는 사회

뭐하는 분이신가요?

by Stella
자기 계발의 함정
누굴 위한 계발일까?


지난 2020년, 코로나가 터졌을 때 유투버로 시작해서 지금은 셀럽들이 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생각해 보면 그때 일을 쉬면서 가장 많이 한 게 유튜브 시청이 아닌가 싶다.


그때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이 정말 정교해졌다. 그저 케이팝 뮤비나 돌려보던 예전과 다르게, 한번 영상을 시청하면 내 입맛에 맞는 관련 영상들이 줄줄 달려서 도저히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실토하자면, 아직도 그렇다.


그때 한창 미국주식이 올라가고 있던 때여서, 주식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가상 화폐도 많이 올라가던 터라, 비트 코인과 비슷한 가상화폐를 열심히 투자하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게 주식 광풍이 불고, 한번 미국 주식이 크게 꺾이면서 주식 이야기는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제는 고물가 시대에 어떻게 하면 돈을 한꺼번에 벌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떡상'하고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솔직히, 좀 심하다 싶기도 하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수한 사람들의 실패 위에 서있다.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유투버들


한때 주식에 관심이 있었을 땐 "뉴욕 주민"의 영상을 즐겁게 봤던 기억이 난다. 전혀 다른 분야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뉴욕 맨해튼의 치열한 트레이더의 삶을 살아온 그분의 삶이 대단해 보였고 너무 흥미로웠다. 이분이 쓴 에세이 "디 앤서"는 정말 최고다. 이방인이자 동양인 여성으로서 살벌한 백인 중심의 주식 트레이딩의 세계를 헤쳐나간 삶의 굴곡이 담겨 있다. 남과 너무 다른 인생, 그렇기 때문에 배워야 할 마음가짐들이 참 많다.


삶에 대해 여러 의문이 들 땐 "아는 변호사" 채널을 통해 많은 위로를 얻었다. 많이 알다시피, 이 채널에서는 이혼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난 후 깨달은 인생의 답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쉽지 않은 자기 이야기를 오픈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이해를 받고 자신의 지혜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자의 "논어"에 빗대어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방식은 정말 탁월하다. 아는 변호사 이지훈의 또 다른 책,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 도 적극 추천한다. 나도 논어를 좀 일찍 배울걸...


"디 앤서 (뉴욕주민 저)" 와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지훈 저)"


그 사람들은 원래 뭘 하던 사람들일까?
문득 드는 의문점


이렇게 자기 분야의 최고봉에 있는 유투버들이 있는 반면,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 하에 여러 영상들을 올리면서 그저 조회수와 인기만을 얻으려고 채널들도 너무 많다.

문득 드는 의문점이 있다. 대체, "이 사람들의 원래 직업"은 대체 뭐였을까? 자기 계발이라는 채널을 제외하면, 진짜 자신이라고 보여줄 수 있는 게 대체 뭐가 있을까? 솔직히 좀 궁금하다. 자기 계발 전도를 빼면, 자신에게 남는 게 대체 무엇이 있느냐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아는 변호사도 뉴욕 주민도, 자신의 분야에서 뼈를 깎으면서 인내하고 모험하는 삶은 살아온 사람들이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그런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보다, "아,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을 불러일으킬만한 그런 묵직한 삶을 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내실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겉껍데기가 아닌 "진짜 나 자신" 말이다.

생각보다 난 나를 모른다.


노력은 "조금씩 쌓여가는 조약돌"



모든 것은 참 사소한 데서 시작한다.


뒤돌아보면 내가 지금의 그림을 그리기까지, 무수한 연습을 했을 터였다. 아주 처음에는 연필을 드는 데서부터 시작해서, 선을 그으면서 아주 단순한 도형을 연습했을 것이다.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연습했을 것이고, 조금씩 레벨이 올라가면서 단순한 석고상부터 시작해서 아그리파, 줄리앙, 아폴로 같은 복잡한 얼굴을 그렸을 터이다.


관찰하면서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내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손으로 자유롭게 그릴 수 있게 될 때까지, 정말 무수한 연습을 했을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 매일, 매주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이다. 과거의 작고 무수한 노력이, 나를 만든 것이다.


조그만 물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는다. 어떤 분야를 정말 사랑하고 즐기고,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뒤따른다.


근데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원하는 정보를 1, 2초 만에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지금에는 더더욱 그 노력들이 과소평가되는 것 같다. 우리가 뱃속에서 태어나서 걸음마를 하기까지, 그리고 말을 떼기까지, 책을 읽게 되기까지, 학교를 졸업해 취업을 하게 될 때까지.... 무수한 실수와 실패를 통해 지금은 능숙해졌지만, 정작 우리는 모든 것을 까먹은 것처럼 말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런 습관이 쌓이고 쌓여 사람의 인생이 된다. 인생은 그저 하나의 선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루틴과 생각, 감정이 모인 점의 연속이다.


이런 습관의 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원제: Atomic Habits)" 도 추천한다. 청년기의 슬럼프를 거쳐 아주 작은 습관을 쌓아 올려 지금에 이르게 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면, 정말이지 세상에 이루어 낼 수 없는 것은 없는 모양이다.


나 또한 늘 요행을 바라고 어떻게든 시간을 줄여서 인생을 날로 먹어보려고 무진 애를 써왔는데...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직함만이 답이라는 걸 알게 됐다. 점점 꾀바른 영리함이 중요해지는 시대이지만, 난 아직도 돌쇠 같은 우직함이 좋다. 그게 자신의 분야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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