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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리 Feb 26. 2024

오지랖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청년을 만났다.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흥얼거림이었다.   

  

지하철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애자’,‘바보’,‘병신’처럼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단어들이 쏟아져 나올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그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때까지,

내가 두려워하는 단어들은 들을 수 없었다. 

‘아이 왜 저래’라는 말조차 들리지 않아 놀랐다.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생각했다. 

소리가 엄청나게 컸었는데, 나라도 말해줬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지하철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곳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는 거라고, 

그가 알아듣기 쉽게.     


고성방가는 경범죄에 해당한다는데, 

내 또래인 듯한 처음 만난 그가 걱정되었다.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참지 말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장애를 가졌지만 말귀 다 알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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