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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곱슬머리 May 02. 2023

다윗, 내 인생의 거울



미국의 목회자이며 영성신학 교수였고 작가였던 유진 피터슨 Eugene H. Peterson은 여러 권의 책을 썼습니다. 그의 책을 모두 읽어보지 못했고 읽은 책들도 다 소화하지 못했지만 유독 제가 꽂힌 책은 다윗에 대한 이야기,『다윗: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입니다.


유진 피터슨은 다윗에 대해 '삶에 단 한 번도 기적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랬나 싶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은 크고 작은 수많은 기적과 함께 살다 갔습니다. 물론 그 모든 기적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지만 성경 인물들을 둘러싼 사건에는 기적이라 불리는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지팡이로 홍해를 가르고 바위에서 샘이 솟아나고 해가 멈추는가 하면 보지 못하는 자가 눈을 뜨고 심지어 죽은 사람이 살아나기도 합니다.


다윗은 양치는 목동, 골리앗을 죽인 영웅, 연주자, 시인, 광야의 떠돌이 그리고 유다와 이스라엘의 왕이었습니다.  그의 인생은 수많은 전투와 죽음, 목숨을 바친 우정과 아들의 배신, 운명적인 사랑과 정욕에 휩싸인 불륜, 바지가 흘러내릴 정도로 춤추던 기쁨과 피를 토하는 회개, 목숨을 구걸하는 떠돌이 생활 등으로 뒤범벅되어 있었습니다. 그 삶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지극히 인간적이라 성경의 다른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그런' 기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하나님만 의지하며 애써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다윗의 인생은 그 무게와 색깔은 다르지만 이 땅을 힘겹게 살아낸 나의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 같았고 분투하며 척박한 이 땅을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이며 실수와 후회 그리고 회복이 반복되는 내 인생 이야기입니다.


인생의 롤모델을 정해본 적은 없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이야기를 써가야 하고 어떤 이야기든 가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인생의 사계절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은 롤모델보다는 내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삶의 여러 장면에서 기쁠 때든 슬플 때든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비춰주고 어느 틈에 들어온 죄를 인식하게 하고 회개하며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서게 하는. 그런 거울말입니다. 저에게 다윗은 인생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구약 성경의 열왕기서 Book of Kings는 이스라엘과 유다 왕들의 일생과 그들의 통치 기간을 평가하고 기록한 책입니다. 제목처럼 많은 왕들이 등장하는데 재미있게도 저자가 왕들의 업적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윗이었습니다. 기적은 없었으나 하나님과 늘 함께한 다윗의 삶은 후대 왕들의 모델이었던 것이지요.

'아비아는 자기 아버지가 행한 모든 죄를 그대로 행하고 그의 증조부 다윗과 같지 않아 자기 마음을 여호와께 완전히 바치지 못하였다.(열왕기상 15:3, 현대인의 성경)

'아사는 그의 조상 다윗처럼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옳은 일을 하였으며'.(열왕기상 15:11, 현대인의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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