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이 여야 양강 대결로 치닫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마크하고 있는데요. 그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윤 후보의 특성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최대한 제가 보고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했지만 일부 전언이 섞인 만큼 추후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그 내용을 밝히고,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윤 후보는 술을 참 좋아합니다. 보통 공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윤 후보는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이후에도 참 많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측근, 선대위 인사들, 영입할 사람들, 선거 조력자 등 대상은 다양했죠.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활동을 거부하고 지역을 돌며 칩거하자 울산을 찾아가 회동을 하게 됩니다. 윤 후보는 한 식당에서 이 대표를 만난 직후 소주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답답한 상황을 술로 풀어보려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긴밀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던 이 대표 측은 이를 원치 않았죠. 결국 상황을 감안해 주종은 맥주로 변경됐습니다. 1시간 30분가량의 회동 후 갈등이 봉합되자 술자리에는 어김없이 소주와 맥주병이 올라왔습니다.
윤 후보의 술 사랑을 보여주는 일화는 또 있습니다. 윤 후보가 꼭 영입하거나 도움을 구하고 싶은 인사를 만날 때 간 기능제를 찾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술을 잔뜩 마시면서 터놓고 이야기할 준비를 하는 것이죠. 우리 일상에서도 술 한잔을 하면서 사이가 돈독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경우에는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내는 윤 후보의 특장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국가 최고 지도자가 술로 갈등을 풀려고 한다는 게 시대상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칫 권위적인 리더십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걱정도 듭니다. 당내 대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조차 나서서 "매일 밤 축배를 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자중하라"라고 촉구하고 있죠.
윤 후보와 술자리를 가진 인사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윤 후보의 호탕함에 매료되거나 윤 후보가 너무 본인의 말만 하고, 충고를 잘 듣지 않아 답답하다는 것이죠. 앞으로 윤 후보의 어떤 면이 부각될까요?
윤 후보는 참모에게는 비교적 엄격한 사람입니다. 캠프 내의 일을 외부에 이야기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죠. 업무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호통을 치기도 합니다. 대선 캠프를 여의도가 아닌 광화문에 차린 것도 정치부 기자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려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의 사무실은 국회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출입 카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만큼 보안 유지에는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윤 후보가 이동할 때 타는 차량에 동석하는 참모들이 여러 번 바뀌기도 했습니다. 참모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말한 내용을 듣고 윤 후보가 매우 화를 냈다는 전언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변인들도 윤 후보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멘트 없이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말하기를 꺼려하는 편입니다. 대신 참모를 해고하는 일은 거의 없죠. 한 번 자기 사람으로 들인 인사는 대부분 끝까지 함께 가려고 합니다. 검사 근무 시절 때 익힌 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윤 후보는 애처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 대한 의문점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윤 후보의 아내 사랑은 여의도에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검찰총장(검사 총각 중에 대장)'이란 농담 섞인 말을 들어온 윤 후보이다 보니 늦은 나이에 결혼한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넘 아내에 대한 이야기에는 늘 극도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캠프 내에서도 김 씨의 이름을 함부로 언급하기 힘든 분위기죠.
그러다 보니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김 씨의 대학 교수 지원 시 허위경력 기재 논란 등에 대 선대위는 사전 대비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예고가 됐던 문제임에도 김 씨 스스로가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논란을 키운 꼴이 됐죠. 한 선대위 관계자는 "김 씨에 대한 이야기를 후보에게 직보 하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과 같다"라고 했습니다.
이밖에도 윤 후보는 먹는 것, 노래 부르는 것에 참 진심입니다. 먹을 때 표정이 가장 생동감 있고 좋다 보니 현장 취재 기자들은 윤 후보가 먹방을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캠프에서는 곧 윤 후보의 먹방을 콘셉트로 한 유튜브도 제작할 계획입니다. 간혹 술자리를 가질 때는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평소 휴식 시간이 있을 때는 유튜브 방송을 즐겨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