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2021년 7월
2021, 유럽의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당연하게도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1년을 훌쩍 넘긴 재택근무와 더불어 아이의 학교마저 방학을 하니 그동안 쌓아두었던 답답함이 더욱 크게 넘실댄다.
안 되겠다. 어디라도 사람 없는 조용한 곳에 가서 기분전환이라도 하고 오자.
겨울은 스키장으로 한창 붐빌 산골마을이 아직은 한산한 분위기다.
우리도 힐링 좀 하고 오자.
숲을 마주하고 있는, 스무 가구가 채 되지 않는 한 산골 마을에 작은 별장을 하나 구할 수 있었다.
주변에는 풀과, 나무와, 작은 개울이 다 인가보다. 지역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었지만, 사람 붐비지 않고, 나무집에 정원이 있다는 정도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하다.
이민 떠나듯 짐을 한가득 챙겨 3박 4일의 휴가를 떠난다. 반딧불이를 만나고, 모닥불 앞에 앉아 별자리를 찾아본다.
일정은 오직 음식 준비, 식사, 산책, 모닥불 피우기.
풀벌레 소리가 즐겁고, 빗소리가 포근하다.
달팽이와 장수풍뎅이가 돌아다니는 뒤뜰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행복하다.
아이가 만족하니 부모의 마음은 더할 나위 없다.
코로나로 뒤숭숭한 요즘이지만, 이런 온전한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