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시작은 씁쓸했다.
현재 상황을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컸고, 기대가 컸던 만큼 실패의 결과가 좀 많이 쓰라렸다.
자책을 하면 안 됐는데, 점점 자책을 하게 됐다.
그럴수록 힘든 건 나라는 걸 알면서도 모든 결과의 화살은 나를 향했다.
이럴 때는 내 사정 좀 봐줘서 하루가 순탄했으면 싶은데, 일상은 언제나 그렇듯 내 사정은 봐주지 않은 채 반복되어 하루가 버겁게 느껴졌다.
나는 안다.
일상을 버겁게 만드는 것은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나의 내면의 마음이라는 것을.
결국에 털고 다시 한번 일어나면 되는 것을 왜 굳이 상처를 깊게 만드는지 매번 “이번에는 내 차례가 아니었나 보다. 얼마나 더 좋은 결과가 있으려고 이러나.” 생각하자고 다짐해도 쉽지 않다.
가끔 이럴 때마다 어느 시상식에서 오정세 배우가 했던 수상소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독인다.
“꿋꿋이 그리고 또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결과는 또 그분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주어지는 건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그냥 계속하다 보면은 평소에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들에게, 여러분을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가끔은 이 말이 내게 큰 위로가 된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내가 잘해서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내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묵묵히 하다 보면 때가 잘 맞아서 더 좋은 결과가 나고, 때가 안 맞아서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을 뿐이라는 걸.
오정세 배우가 동백꽃 필 무렵으로 꽃을 피운 것처럼 나는 언제나 그렇듯 묵묵히 내가 할 일을 해내며 언젠가 피워낼 나의 계절을 기다려본다.
그러니 지지 말고 지치지 말자.
아직 내 때가 안 온 것일 뿐이다.